재즈 레이블 ACT가 올 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992년 독일 뮌헨에서 역사를 시작한 이 레이블은 과감한 아티스트 발굴과 폭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으로 적어도 유럽을 대표하는 레이블의 하나로 성장했다. 이 앨범은 ACT 레이블의 20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있었던 공연을 담고 있다. 연주자를 ACT 패밀리 밴드라 한 것처럼 이날 공연에는 라스 다니엘슨(베이스), 닐스 란드그렌(트롬본), 누이엔 레(기타) 같은 터줏대감을 중심으로 새실리아 노르비(보컬), 레젝 모제르, 미카엘 볼니(피아노), 베르네리 포욜라(트럼펫) 등 최근 레이블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연주자들이 참여 했다.
그렇게 두 장의 CD에 담긴 공연은 ACT의 대표주자들의 공연인 만큼 무척 화려하다. 첫 번째 CD에는 레젝 모제르가 연주하는 크리즈토프 코메다의 곡들을 비롯해 닐스 란드그렌, 세실리에 노르비 등이 자신들의 가장 최근 앨범 수록곡을 연주하면서 연주자로서의 개인적 측면을 드러낸다. 두 번째 CD는 이에 비하면 그룹 연주적인 맛이 강하다. 거의 모든 곡들이 패밀리 밴드 전체에 의해 전주되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시키는 누이엔 레의 기타 연주와 셀린 보나치나의 묵직한 바리톤 색소폰 연주, 그리고 그룹 사운드 전체에 역동적인 힘을 불어 넣는 볼프캉 해프너의 드럼 연주가 커다란 매력으로 드러난다. 한편 연주 곡 가운데 세상을 떠난 에스뵤른 스벤슨의 두 곡을 포함하고 있어 고인에 대한 배려도 엿보게 한다.
그래도 앨범의 백미는 15분에 이르는‘Purple Haze’다. 공연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관객을 흥분시키는 뜨거운 연주가 최고임을 느끼게 해준다. 공연의 매력과 함께 ACR 레이블의 현재를 맛볼 수 있는 앨범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