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Best Jazz Albums 30

뒤늦게 2016년 나를 사로잡은 앨범 30장을 소개한다. (선정은 한달 전에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올리지 못했다.) 재즈를 신보 중심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재즈가 파편화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주자 개인의 미적인 부분, 개성적 표현에 집중하게 되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주요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재즈가 대중 음악의 변두리로 밀려난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아무튼 세분화를 통한 새로움의 생산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연주자들간은 물론 감상자와의 소통에 있어서는 문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본다.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30장의 앨범은 순위는 매겼지만 모두 동등하게 언급될만한 것들이다. 사실 자신의 만족도를 10단계 이상으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순위를 매긴 것은 이런저런 직관에 의거했다. 모순적이지만 아마도 익숙함과 새로움이라는 두 상반된 항목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재미로 봐주길 바란다.

1Lovers – Nels Cline (Blue Note)

기타 연주자 넬스 클라인은 주로 진보적인 재즈를 선보여왔다. 큰 틀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 또한 그렇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두 장의 CD에 걸쳐 자작곡과 스탠더드 곡을 연주하며 그의 음악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부분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다. 기타 연주자의 이전 앨범을 통해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음악이었다. 게다가 다양한 편성으로 연주된 각 곡들이 연결되어 연극의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앨범 타이틀처럼 연인을 주제로 한 낭만적 상상을 가능하게 했다.

2A Multitude Of Angels – Keith Jarrett (ECM)

여전히 즉흥 솔로 연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키스 자렛이 최고의 즉흥 솔로 연주를 펼쳤던 시절은 만성피로증후군을 겪기 전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장시간 콘서트야 말로 그의 연주에 제일 어울리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은 그 마지막 공연을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실제 변화를 거듭하는 연주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3Radio one – Airelle Besson (Naïve)

2016년 프랑스 재즈의 최고는 트럼펫 연주자 애어렐 베송의 이 앨범이었다. 몇 해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이 여성 연주자는 이번 앨범에서 신선함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새로운 상상력도 상상력이었지만 사운드 자체가 숲 속의 공기처럼 맑고 청명했다. 어쩌면 앨범의 주인도 다시 재현하기 어렵겠다 싶을 정도로 우아한 서정과 소녀 같은 발랄함이 돋보이는 사운드가 좋았다.

4Chabrol Noir – Ran Blake (Impulse!)

여러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최소한의 음을 사용한 음악을 좋아한다. 따라서 긴장을 머금은 침묵을 좋아한다. 랜 블레이크 또한 이러한 내 취향에 최적화된 연주를 펼치는 인물이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는 프랑스 영화 감독 클로드 샤브롤의 영화 음악-피에르 얀센이 작곡한-을 주제로 재즈이면서도 현대 클래식을 연상시키는 연주를 펼쳤다. 여백을 강조하며 추상적 시정이 돋보이는 음울하고 낭만적인 연주는 누아르 스타일을 추구한 감독의 영화와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 아름다웠다.

5Blues and Ballads – Brad Mehldau Trio (Nonesuch)

브래드 멜다우의 인기 요인은 우선적으로 감상자를 꿈꾸게 만드는 상상력 때문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발라드 연주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앨범이 다시 한 번 이를 증명했다. 이전보다 한결 편한 발라드 연주를 펼쳤는데 뻔한 듯 하면서도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애초에 그의 성향이 발라드에 맞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주였다.

6Beauty & Truth – Joachim Kühn New Trio (ACT)

1990년대까지 활동했던 요아힘 쿤의 트리오는 키스 자렛 트리오에 견줄만한 뛰어난 호흡과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그래서일까? 베이스 연주자 장 프랑소와 제니 클락이 세상을 떠나자 더 이상 트리오 연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피아노 연주자는 약 20년간 트리오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트리오 앨범은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음악 또한 신선했다. 과거의 연주를 넘어 다시 젊음을 찾은 듯한 싱그러운 연주가 무척 감동적이었다.

7Man Made Object – GoGo Penguin (Blue Note)

2016년에도 E.S.T 계열의 트리오 앨범이 다수 발매되었다. 그 가운데 이 영국 출신 트리오의 앨범이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트리오는 E.S.T의 일렉트로 어쿠스틱의 질감을 그대로 따르면서 그 안에 아류가 아닌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연주를 펼쳤다. 이 혼돈의 시대에 어울리는 연주였다. 아직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전이었던 2014년도의 두 번째 앨범을 들으며 앞으로 이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적중했다.

8Rising Grace – Wolfgang Muthspiel (ECM)

기타 연주자 볼프강 무스피엘은 그 동안 자신의 기타를 늘 중심에 둔 연주를 펼쳤다. 실력이 뛰어난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전체 앙상블에 집중한 연주를 펼쳤다. 이로 인해 그의 기타의 존재감은 덜했다. 하지만 음악적 만족도는 더 높았다.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탄탄함과 암브로스 아킨무사이어의 시적인 트럼펫 연주가 그의 기타만큼이나 빛났기에 가능했던 ‘음악’이었다.

9Beyond Now – Donny McCaslin (Motema)

최근 몇 년간 도니 맥카슬린은 물이 올랐다 싶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 또한 자신의 연주와 음악에 확신을 가진 모양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질감에 변화를 주어 일렉트로 사운드를 배경으로 연주를 펼쳤다. 결과는 역시 성공적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의 연주는 위태로울 일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10Sunday Night At The Vanguard – The Fred Hersch Trio (Palmetto)

프레드 허쉬는 이름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을 주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그 가운데 그는 이미 솔로와 트리오 앨범을 발표했을 정도로 빌리지 뱅가드 클럽 공연과 인연이 깊다. 피아노 연주자는 세번째 빌리지 뱅가드 클럽 공연을 담고 있는 이번 앨범을 자신의 최고 앨범이라 말했다. 실제 그 말처럼 앨범에 담긴 연주는 최고였다. 트리오의 이상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다.

11Take Me to the Alley – Gregory Porter (Blue Note)

순전히 재즈적이지만은 않지만 그레고리 포터는 이제 대표적인 남성 재즈 보컬이 되었다. 이번 앨범은 그런 평가에 방점을 찍은 것이었다. 여전히 소울, R&B 등의 색채가 드러나긴 하지만 그의 노래 자체가 주는 매력은 부인할 수 없었다. 또한 그 구수한 목소리에 담긴 평온과 위안의 정서란. 대단했다.

12Spain Forever – Michel Camilo & Tomatito (Verve)

피아노 연주자 미셀 카밀로와 기타 연주자 토마티토는 이전까지 두 장의 앨범을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10년만에 이번 앨범을 선보였는데 이전 두 장의 앨범보다 이번 앨범이 훨씬 좋았다. 만남을 넘어 진정 하나가 된 연주, 듀오의 매력을 잘 담은 연주였다. 여기에 에그베르토 기스몬티나 찰리 헤이든의 곡 등 다채로운 곡을 연주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정적 아름다움이 좋았다.

13The Constant – Jim Black Trio (Intakt)

2000년대 초반 짐 블랙의 음악에 매려되었었다. 하지만 어느 새인가 그의 음악을 찾지 않았다. 싫증이 났던 것 같다. 그런 중 “AlasNoaxis”가 아닌 온전한 트리오 앨범을 듣게 되었는데 여전히 록의 질감을 유지하고 있고 파괴적인 드럼 연주 또한 그대로이면서도 한층 더 재즈적이고 온건해진 연주를 들려주어 새로웠다. 그렇다고 전통으로 회귀했다는 것은 아니다. 멤버 변화의 와중에서 자연스레 색다른 방향으로 음악이 나아가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튼 내겐 매우 긍정적이었다. 또한 “HOME”의 각 글자를 분리해 “ Song H”, “Song O” 등으로 곡을 만든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14In Movement – Jack DeJohnette (ECM)

젊은 시절 함께 했던 동료의 자식들과 함께 연주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드럼 연주자 잭 드조넷은 이번 앨범에서 과거 함께 했던 존 콜트레인, 지미 개리슨의 아들들, 그것도 아버지의 악기를 이어받아 연주하는 라비 콜트레인, 매튜 개리슨과 트리오를 이루어 연주했다. 연주한 곡들도 이제는 세상을 떠난 연주자들과 관련된 것들이다. 하지만 드럼 연주자는 지난 시절의 향수에 머무르지 않고 젊은 시절의 음악이 지금도 진행 중임을, 시간이 흘러도 이어질 것임을 들려주었다. 그것이 좋았다.

15It’s Hard – The Bad Plus (Okeh)

이번 앨범에서 배드 플러스는 팝, 록의 히트 곡들만을 연주했다. 이전 앨범들에서도 간간히 팝,록 히트 곡들을 연주했기에 이는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출되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 연주했던 과거와 달리 느릿느릿 뒤뚱거리며 느긋하게 연주했다는 점은 이번 앨범의 새로움이었다. 어렵게 절제하는 연주를 펼친 것인데 그로 인해 각 곡들이 앨범 타이틀처럼 단단한 질감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앨범을 새롭게 했다.

16Lost In The Breeze – Harold Danko (Steeple Chase)

비밥의 언어가 시간성을 벗어나면 상당히 매혹적인 빛이 나오곤 한다. 오래된 티를 내지도 않고, 향수에 기대지도 않으며 현대적인 어법과 절충하지도 않았을 때 탈시간적 매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피아노 연주자 해롤드 단코의 이번 앨범이 그랬다. 전통적인 연주지만 그것이 진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낯설지도 않았다. 오랜만에 미용실에 다녀 온 이성 친구 같은 느낌의 연주였다. 이에 이끌려 참 많이 앨범을 들었다.

17Arclight – Julian Lage (Mack Avenue)

나는 줄리안 라지가 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뛰어난 기타 연주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혼자만의 무엇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을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었다. 일렉트릭 기타로 포크, 록 등의 음악을 결합한 그만의 재즈를 들려주는데 그 안에 향수 어린 과거와 세련된 현재가 공존하고 있어 신선했다.

18The Declaration Of Musical Independence – Andrew Cyrille (ECM)

요즈음 나는 치열한 프리 재즈를 잘 듣지 못한다. 집중력의 문제인 것 같다. “음악적 독립선언”이라는 타이틀과 앨범의 주인이 앤드류 시릴이라는 것에서 매우 복잡하고 뜨거운 프리 재즈를 생각하고 조금은 걱정을 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순간적이고 현기증을 불러일으키지만 충분한 여백을 상정해서 그리 피곤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몽환으로 이끄는 빌 프리셀의 기타가 큰 역할을 했다. 이 기타 연주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앨범을 끝까지 듣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결국 앤드류 시릴은 빌 프리셀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 낸 셈이다.

19Menage A Trois – Enrico Pieranunzi (Bonsaï Music)

엔리코 피에라눈지의 연주에는 재즈만큼이나 클래식의 질감 또한 강하다. 하지만 그는 정작 클래식 곡을 재즈로 그리 많이 연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드뷔시, 사티, 풀랑, 슈만 등의 곡을 트리오 편성으로 연주한 이번 앨범이 반가웠다. 그런데 클래식 곡을 연주하면서 오히려 재즈의 흔들림을 더 강조해서 새로웠다. 그것이 뻔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20Everything That Spring Can Bring – John Fremgen (Longhorn)

2016년에 제일 처음 만족을 느끼고 올 해의 앨범의 하나로 꼽자고 일찍이 마음 먹은 앨범이다. 베이스 연주자 존 프렘겐이 이끄는 트리오에 간간히 색소폰이 가세한 포스트 밥 연주를 담고 있는데 그것이 매우 신선했다. 그냥 소박하게 즐기는 듯한 연주임에도 곡마다 깃든 상상력이 매혹적이었다.

21Regards De Breizh – Ensemble Nautilis (Innacor)

확실히 나는 상상을 자극하는 음악을 좋아한다. 클라리넷 연주자 크리스토퍼 로셰를 중심이 된 8인조 그룹 노틸리스 앙상블의 이번 앨범은 사진그룹 매그넘의 멤버이기도 한 사진작가 기 르 케렉-앙리 텍시에와도 함께 했던-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고 연주했다. 이런 그룹의 연주는 사진의 묘사가 아닌 포착되던 순간의 정서, 역동적인 전후 흐름에 대한 멤버들의 상상을 표현하려는 듯 곡마다 역동적이며 극적인 연주를 펼쳤다. 그것에서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프랑스 재즈의 매력이 느껴졌다. 좋았다.

22One – Tim Garland (Edition)

그동안 나는 색소폰 연주자 팀 갈란드의 음악에 그리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취향에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단번에 귀에 들어왔다. 베이스가 없는 색소폰-건반-기타-드럼의 특이한 쿼텟으로 연주를 펼치는데 화려하고 이국적인 리듬과 웨인 쇼터적인 이지적인 색소폰 연주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가 매우 상쾌했다. 무겁고 치열한 연주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산뜻함이었다.

23Tony Hymas joue Léo Ferré – Tony Hymas (Nato)

피아노 연주자 토니 하이마스가 프랑스 샹송의 거장 레오 페레의 곡들을 연주했다. 레오 페레는 클래식에 버금가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시적인 가사로 독특한 미적 세계를 형성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따라서 그의 음악을 피아노 솔로로 연주한다는 것은 다소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매력을 지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베테랑 피아노 연주자는 그렇지 않았다. 사운드의 규모를 줄이면서 멜로디만 부각되고 웅장한 면이 당연히 줄었지만 각 곡들을 짧게 연주하면서 전체적으로 연결되게 하여 극적인 면을 살려낸 것이 매우 탁월했다.

24Moving – Eivind Austad Trio (Ozella)

지금은 너무나 잘 알려져 식상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북유럽 재즈는 늘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같은 스타일의 사진이라도 담긴 풍경이 아름다우면 또 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아이빈트 오스타드의 이 트리오 앨범도 그랬다. 빌 에반스의 전통을 북유럽식으로 풀어낸 매끄러운 연주는 지역의 여러 연주자들과 유사함이 많지만 그래도 트리오의 탄탄한 호흡과 연주에 담긴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25And The – Pierrick Pedron (Jazz Village)

프랑스의 색소폰 연주자 피에릭 페드롱은 그 동안 포스트 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주제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그가 뿅뿅 거리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첫 감상에서 당황하고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듯한 우주적인 사운드와 펑키한 리듬을 바탕으로 시속 3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사운드는 이내 나를 사로잡았다. 일렉트로 재즈의 새로운 모범이라 할만 했다.

26Rubicon – Mats Eilertsen (ECM)

2016년 ECM은 지난 몇 해에 비해 인상적인 앨범들을 다수 발매했다. 그러면서도 압도적인 문제작은 또 많지 않았다. 좋은 의미로 모든 앨범이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호도를 구분하기 참 어려웠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ECM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은, 재즈적인 맛이 강한 앨범에 귀가 더 많이 갔다. 매츠 아일레츠센의 이 앨범도 그랬다. 그 동안 이 베이스 연주자는 자신의 상상력을 포스트 밥의 틀 안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내곤 했는데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포함 7명의 연주자들로 매혹적인 연주,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내적인 침잠과 외적인 상승 모두를 아우르는 풍성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27Living Hope – Dominique Di Piazza (La Note Bleu)

프랑스 출신의 도미니크 디 피아자는 자코 파스토리우스 계열의 화려한 연주를 펼치는 뛰어난 베이스 연주자이다. 국내에서는 비렐리 라그렌, 데니스 체임버스와 트리오를 이루었던 프론트 페이지의 앨범으로 알려졌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그의 리더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근 8년만에 나온 이번 앨범이 참 반가웠다. 그 기대에 맞게 베이스 연주자는 쿼텟 편성으로 멋진 퓨전 재즈 스타일의 연주를 펼쳤다. 그의 숨막히는 속주도 여전했다. 여기에 멜로디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곡도 좋았다.

28Tandem – Michael Wollny & Vincent Peirani (ACT)

피아노 연주자 미하엘 볼니와 아코데온 연주자 뱅상 페이라니의 이번 듀오 앨범은 최근 ACT 레이블을 통해 주목 받고 있는 연주자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실제 음악 또한 그 기대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각각의 세계가 확실한 연주자들이 만났을 때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을 제대로 보여주었을 뿐이다. 충돌이 아닌 화합을 통한 새로운 음악의 완성 말이다.

29Awakening – Burak Bedikyan (Steeple Chase)

새로운 연주자를 만나는 것은 늘 흥분을 수반한다. 그가 어떤 음악을 들려줄 지 모르기 대문이다. 터키 이스탄불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뷔락 벤디키안의 이번 앨범도 낯선만큼 매우 신선한 느낌의 연주로 나를 사로잡았다. 클래식, 재즈를 아우르면서 그 안에 터키적인 색채를 집어 넣었는데 그것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로렌 스틸먼, 우고나 오케고, 도널드 에드워즈와 함께 만든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사운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30The Brazilian-American Soundtrack – Bob Baldwin (City Sketches Inc)

그 동안 나는 스무드 재즈 앨범을 그 해의 앨범의 하나로 선정하지 않았다. 스타일의 차별은 아니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있기는 했던 것 같다.) 만족도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한 앨범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밥 볼드윈의 이번 앨범은 달랐다. 브라질과 미국을 주제로 한 사운드트랙답게 브라질적인 색채와 그만의 스무드 재즈적인 색채를 결합한 멋진 음악을 담아 낸 것이다. 갈수록 형식적이 되는 스무드 재즈와는 다른-설령 방식은 같다고 해도-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두 장의 구성이어서 두 번째 CD까지 단번에 듣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었다.

7 COMMENTS

  1.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가끔식 무얼 듣고싶고 허전할때 들르는데 포스팅한 앨범들을 듣는재미가 솔솔합니다^^

  2. 몇몇 앨범은 한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어 익숙한 느낌에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물론 모두 다 재즈스페이스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ㅋ

    이 포스팅으로 새롭게 알게 된 The Fred Hersch Trio, Wolfgang Muthspiel의 앨범도 귀에 쏘옥 들어오네요..직장 관두고 간만에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음악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 직장을 그만두셨군요. 다음을 위한 선택이셨겠죠? 여유로운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런저런 글을 쓰고 일은 일대로 하느라 업데이트할 시간이 없네요.
      밀린 글들 오늘 몇개 업데이트해야겠습니다.ㅎ

    • 예, 안그래도 간만에 여유를 즐기는 중입니다. 여유를 향유하는게 약간 비현실적인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암튼.. 현재로서는 너무 좋습니다.

      이미 올려진 포스팅으로도 좋지만, 새 글 올려주시면 독자 입장으로서는 정말 감사하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