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a On The Dance Floor – Enrico Rava (E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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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라바가 댄스 음악을 연주한다? 그것도 ECM에서?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렇다고 일렉트로 재즈처럼 일렉트로니카, 댄스 친화적인 사운드는 아니지만 어쿠스틱 사운드를 중심으로 여백의 미가 강한 사운드를 들려준 엔리코 라바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충분히 충격적이다. 게다가 연주된 곡들이 모두 마이클 잭슨의 곡이어서 더욱 놀랍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나 살펴보니 엔리코 라바가 뒤늦게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빠졌기 때문이라 한다. 그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팝의 황제의 죽음에 세계가 애도를 표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한다. 그래서 뒤늦게 마이클 잭슨의 앨범들을 들어보았고 그가 정말 뛰어난 음악가였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의 방식대로 마이클 잭슨을 연주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이를 위해 그는 트롬본 연주자 마우로 로톨리니에게 편곡을 의뢰하고 이 편곡자가 이끄는 파르코 델라 무지카 재즈 랍(음악 공원 재즈 연구소?)의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지난 해 공연을 펼쳤다. 이를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앨범이다.

앨범에서 그는 ‘Thriller’, ‘I Just Can’t Stop Loving You / Smooth Criminal’같은 초대형 히트 곡 외에 ‘Speechless’, ‘Little Susie’ 등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들을 연주한다. 그 스타일은 팝적인 성향을 반영한 듯 퓨전적인 색채가 강하다. 그렇다고 또 테마를 따라 연주하는 말랑하기만 한 연주는 아니다. 원곡의 파트들을 새로운 악기에 할당하고 재즈 특유의 개성으로 확장하여 원곡의 정서 속에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그 가운데  ‘I Just Can’t Stop Loving You / Smooth Criminal’이 인상적이다. 물론 냉정과 열정을 오가는 엔리코 라바의 트럼펫은 그대로다.

그런데 이러한 짜릿한 흥분에도 불구하고 앨범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뉘게 되지 않나 싶다. 그냥 가벼이 들으면 분명 재미있고 색다르지만 이를 다시 듣게 되면 원곡에서 많이 벗어나려 했지만 그렇다고 엔리코 라바만의 무엇을 느끼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라벨 블레 레이블에서의 일렉트릭 라바 시절을 기억한다고 해도 말이다.

사실 나는 이런 상반된 평가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벤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앞으로 엔리코 라바가 지속적으로 마이클 잭슨의 곡을 연주하게 될 지라도 이 앨범은 전적으로 엔리코 라바에게 있어서는 별식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공연을 녹음한 것이 아니었을까? 더 진지했다면 그는 분명 스튜디오에서 앨범을 녹음했을 것이고 그 사운드 또한 달랐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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