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성숙해지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축적된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엘다 (쟝지로프)는 이러한 진리를 뛰어넘는다. 그는 현재 재즈 연주자로 성숙되기엔 이르다고 할 수 있는 22세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10대 초반부터 연주활동을 시작해 14세의 나이에 첫 앨범을 발매다. 그러니 어느덧 8년의 활동을 한 셈이다. 게다가 보통 신동은 나이가 들면서 천재적인 인상이 반감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는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한다.
새 앨범도 마찬가지다. 롤러 코스터를 연상시키는 그의 속주는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하며 동료인 아르만도 골라(베이스), 루드빅 아폰소(드럼)와의 인터플레이도 숨막힐 정도로 탄탄하다. 지난 앨범 <Re-Imagination>부터 선보인 키보드 연주는 그의 음악적 소화력이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극적인 흐름을 이끌어내는 과감하고 정교한 작, 편곡 또한 ‘이 나이에!’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편 이번 앨범에서 그는 죠슈아 레드맨, 니콜라스 페이튼 등의 쟁쟁한 선배 연주자들을 초빙해 협연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그는 선배들의 연주에 주눅들지 않고 함께 호흡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운드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드러낸다. 그래서 이 피아노 신동이 여전히 발전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발전하는 모습, 그것이 바로 엘다의 가장 큰 미덕(Virtue)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