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줄리안 라지는 게리 버튼의 2004년도 앨범 <Generations>에 16세의 나이로 참여해 세상을 놀라게 한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부터 그는 자신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기타 신동으로서 유명세를 탔다. 따라서 첫 앨범을 21세-아직도 어린 나이지만!-에 발매하는 것이 다소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앨범을 들으면 그의 나이를 잊게 된다. 단순히 현란한 솔로 중심의 연주가 아니라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여백을 고려하며 정교하게 펼쳐나가는 그의 연주는 30대의 기타 연주자의 연주라 해도 놀랄 정도로 매혹적이다. 또한 기타 연주뿐만 아니라 작, 편곡에서도 그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솔로부터 그룹 연주까지 다양한 편성을 시도하고 그 안에서 색소폰, 첼로와 이루는 조화와 긴장 관계는 상당히 아름답다. 감정적인 측면보다는 솔로 연주나 악기들의 인터플레이의 논리적 정합성이 더 강조된 연주지만 그를 통해 형성된 독특한 실내악적 공간감이 감상의 쾌감을 선사한다. 그래서 성급하게 첫 앨범을 녹음하지 않았던 것이 연주자로서의 기교를 뽐내는 대신 음악적으로 보다 성숙되기를 바랬기 때문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만약 게리 버튼 밴드의 멤버로 그가 참여했을 때 그의 개성을 그다지 감지하지 못했던 감상자라면 이번 앨범을 들어보기 바란다. 그 어느 기타 연주자의 데뷔 앨범보다도 신선하고 성숙한 연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Sounding Point’ – Julian Lage (EmArcy 2009)
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