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아방가르드 성향의 연주를 즐겨온 넬스 클라인과 그보다는 온건한 포스트 밥 성향의 연주를 즐겨온 줄리안 라지가 만났다. 음악적 성향에 다소 차이가 있었음에도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기타라는 공통의 악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앨범은 두 연주자가 각각 스테레오 채널의 한쪽을 차지하고 일렉트릭과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두 연주자의 만남은 어울림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상당히 낯선 풍경을 보여준다. 분명 준비된 곡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연주를 시작하지만 종종 하나의 곡에 대한 각각의 자유로운 해석을 겹쳐 놓은 듯 다소 어지러운 진행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두 연주자가 대화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주구장창 늘어놓는데 집중한다는 것은 아니다. 신기한 것은 그 독백 같은 이야기들이 보통의 사고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겹쳐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멜로디보다는 순간적인 소리의 솟아오름에 대화가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자기 이야기보다 상대를 경청하고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려 한 데서 오는 엇갈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그 엇갈림이 심할 때는 두 세계의 충돌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 서로의 연주와 정서가 궤를 맞혔을 때는 ‘Calder’처럼 가슴 짠한 사운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결국 이런 연주는 감상자 또한 적극적으로 그 연주 속에 들어가 엇갈림과 어울림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황스러운 느낌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