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가 바뀔 무렵 화제를 몰며 등장했던 일렉트로 재즈는 어느덧 그 진행 주체가 재즈 연주자들보다는 일렉트로니카 DJ들에게 넘어간 듯하다. 그 가운데 여러 광고 음악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파로프 스텔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렉트로 재즈를 생산하는 DJ다. 그는 DJ면서도 재즈의 고전들을 샘플링하거나 그 위에 일렉트로 리듬을 리믹스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가 일렉트로 재즈를 만드는 방식은 작곡에서부터 출발한다. 직접 곡을 쓰고 이것을 자신이 이끄는 밴드와 함께 연주한 뒤 다시 이것을 리믹스하여 일렉트로 재즈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은 이번 네 번째 앨범 <Coco>에서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뉴 올리언즈 재즈나 랙 타임 풍의 재즈를 직접 작곡하고 연주하여 샘플링한뒤 이를 세련된 하우스, 브레이크 비트 등의 다양한 일렉트로 리듬과 결합한 복고와 현대가 어우러져 관능적이기까지 한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첫 번째 CD에는 비장한 피아노 인트로가 돋보이는 ‘Coco’등 다소 우울하고 SF 영화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다운템포 중심의 사운드를 두 번째 CD에는 세기말적인 분위기의‘The Mojo Radio Gang’등 클럽에서 흥겹게 몸을 흔들게 만드는 업비트 중심의 사운드를 담아 내었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파로프 스텔라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앨범이라 하겠다. 한편 이번 앨범에서도‘Libella Swing’ 같은 곡이 이미 국내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Coco – Parov Stelar (Etage Noi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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