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er Ego’는 또 다른 자아를 의미한다. 내 안에 감추어진 나의 이면을 의미한다고 할까? 그렇게 보면 피아노 연주자 야론 헤어만의 이번 앨범은 평소 그가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앨범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운드 자체를 두고 보면 확연히 다른 무엇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 앨범을 또 다른 자아라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앨범은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었던 여러 음악들의 종합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그동안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따라 다양한 사운드를 시도했다. 그 모든 것이 모여 야론 헤어만이라는 피아노 연주자를 이룸을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앨범은 클래식, 록, 일렉트로니카, 포스트 밥 등에 대한 그의 관심을 백화점 식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스라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듯 이스라엘 국가 ‘Hatikva’까지 연주한다.
그런데 그간의 다양한 시도들이 이질감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야론 헤어만을 이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참여한 연주자들의 조력 때문이기도 하다. 그간 자주 함께 해온 에밀 파리지엥(색소폰)과 스테판 케렉키(베이스)를 중심으로 로건 리차드슨(색소폰), 지브 라비츠(드럼)이 함께 하고 있는데 그 호흡이 무척이나 단단하다. 그 가운데 지브 라비츠는 야론 헤어만은 잃어버린 형제 같다고 했지만 이를 넘어 진짜 또 다른 자아처럼 리더가 생각했을 사운드를 제대로 구현한다. 그의 드럼이 없었다면 사운드의 입체감은 덜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La confusion sexuelle des papillons 나비들의 성적 혼돈’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