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의 여성 피아노 연주자 미리엄 알터의 앨범 작업은 매우 독특하다. 그것은 자신이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작곡에만 전념하고 실질적인 연주 부분은 마음에 드는 다른 연주자들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작품집의 성격으로 앨범을 제작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두 번째 앨범에서부터 시작되어 왔는데 지금까지 모두 성공적 결과물을 내어왔다. 그녀의 이번 네 번째 신보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제작되었다. 이 앨범을 위해 그녀는 지난 앨범 <If>(Enja 2003)에 참여했던 존 루오코(클라리넷), 그렉 코헨(베이스), 조이 베이런(드럼) 외에 자끄 모렐렌바움(첼로), 살바토레 보나페데(피아노) 등의 연주자를 새로이 불렀다. 그래서 새로운 맛의 사운드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노마드적 정서는 여전하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구슬픈 멜로디에 이국적인 분위기의 차분한 리듬이 만나 다시 한번 아련한 동경의 이미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감동의 정도로 본다면 <If>에 비해 깊이가 덜하다. 특히 자끄 모렐렌바움의 애조를 띈 첼로는 사운드에 새로운 질감을 부여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과해 신파로 흘러 아쉬움을 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유랑의 욕망을 자극하는 서정적 앨범임에는 틀림이 없다.
Where Is There – Myriam Alter (Enja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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