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Corner – Miles Davis (Columbia 1972)

On The Corner – Miles Davis (Columbia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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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는 보통 생각하는 록과 재즈의 결합 정도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물론 그 또한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와 록 음악에 영감을 받아 퓨전 재즈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당시 유행하던-트럼펫 연주자 자신은 거리를 두고 있었던-프리 재즈를 그만의 방식으로 적용한 것이기도 했다.

<On The Corner>는 이러한 미일스 데이비스 식 퓨전 재즈의 끝을 보여준 앨범이었다. 약물 중독으로 자리를 비우기 전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에서 그는 록, 프리 재즈, 펑크, 그리고 현대 음악 작곡가 칼하인즈 쉬톡하우젠의 전자 음악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제작자 테오 마세로의 편집 기술을 사용해 여러 연주의 조각들을 묶었으며 마일스 데이비스 자신은 칙 코리아, 허비 행콕, 해롤드 아이보리 윌리엄스의 키보드, 세드릭 로슨의 오르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오르간을 연주학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4곡은 복잡한 동시에 정교한 일렉트릭 재즈-퓨전 재즈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참여한 연주자들은 모든 것은 순간이라는 듯 테마-솔로-테마의 시간적 흐름에서 벗어나 단순 리프조각에 기반한 듯한 연주를 펼쳤다. 어찌 보면 지금의 테크노 음악의 단초에 해당하는 연주였다. 그래서 다수의 전통적인 연주자와 감상자들은 다른 어느 때보다 이 앨범의 순간성, 모호한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멜로디나 연주의 서사, 전기적 질감, 기술 효과가 아닌 리듬 그 자체였다. 쉽게 말하면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 앨범을 통해 색다른 댄스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댄스 음악은 앨범 표지를 메운 원색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일반적인 음악 감상자가 아닌 젊은 흑인을 향한 것이었다. 시종일관 흐르는 펑키한 리듬과 원초적인 타악기 소리 그리고 분절되는 솔로 등이 그랬다. 따라서 일반적인 재즈 애호가들의 반감은 당연했다.

그래서 앨범은 발매 당시보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 힙합이 등장한 2000년대에 새로운 평가 속에 새로운 호응을 얻었다.

분명 마일스 데이비스의 달달한 연주, 재즈 자체의 전통적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이 앨범은 매우 당혹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무심한 듯 앨범을 들어보면 의외로 순간적으로 분출되는 에너지에 끌리기 시작해 많은 연주자들의 어지러운 합이 의외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발견하고 그 어울림이 만들어낸 흥겨움에 몸을 움직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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