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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Machines – Dan Tepfer (Sunnyside 2019)

Natural Machines – Dan Tepfer (Sunnysid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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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연주자들은 정해진 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음악은 그 과정에서 나온다. 새로움을 얻기 위해 연주자들은 틀 자체를 새롭게 규정하곤 한다. 정해진 코드를 유사한, 긴장 많은 코드로 대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나아가서는 프리 재즈나 아방가르드 재즈처럼 코드의 진행 체계 자체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피아노 연주자 댄 테퍼는 이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새로움을 얻으려 했다. AI가 등장해 인간과 대화를 나누고 바둑을 두는 시대에 맞추어 그 또한 기계와 음악적 대화를 시도했다. 먼저 그는 자동 작곡용 프로그램이자 오디오 엔진인 수퍼콜라이더에 작동 규칙-작곡 규칙-을 프로그램한 뒤 녹음 및 재생 연주가 가능한 피아노인 야마하 디스클라비어와 연결했다. 이렇게 하면 댄 태퍼의 피아노 연주에 반응해 컴퓨터가 즉흥적으로 또 다른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다. 이어서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게 해주는 “프로세싱”을 사용해 자신과 기계의 연주를 시각화했다.

이렇게 설명하면 그냥 댄 테퍼의 연주에 기계가 반응하는 연주로 생각될 것이다. 과정 자체는 그렇다. 하지만 댄 테퍼는 솔로 연주를 하면서 기계가 만들어 내는 소리와 시각 이미지를 보고 여기서 영향을 받아 솔로 연주를 이어갔다. 그러면 당연히 기계 또한 댄 테퍼의 연주에 반응해 새로운 소리와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 과정은 연주 시간만큼 순환된다.

그렇다면 실제 결과물은 어떨까? 마치 피아노 듀오 같다. 기계가 개입된 연주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댄 테퍼가 선택한 음, 화성, 연주의 진행과는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듯 기계는 댄 테퍼의 연주에 밀착해 이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음악을 제시한다. “Demotic March”에서의 대위적인 기계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기계적인 부분도 있다. “Looper”에서 댄 테퍼를 뒤따르는 듯한 반복된 기계의 연주는 어쿠스틱 질감이지만 흔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에서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다. 즉흥적이라는 것만 빼면.

시각적인 면은 뭐라 하기 어렵다. 연주자가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라. 음악에 따라 파형, 도형이 변화를 거듭하는데 그것이 다소 단순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음악과 어울리면서 색다른 감흥을 준다.

기술적으로 기계와 인간의 호흡도 생각보다 좋다. 그러나 음악적인 만족은 별개다. 치밀함이 주는 짜릿함이 있기는 하지만 곡 자체가 음악적 탐구를 위했다는 느낌이 강하기에 정서적 흡입력은 덜하다. 앨범에서 유일한 스탠더드 곡인 “All The Things You Are”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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