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 지 박(Ji Park) (포크라노스 2019)

DMZ – 지 박(Ji Park) (포크라노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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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주자 지박의 두 번째 앨범이다. 비무장 지대 DMZ와 북한이 판 남침용 땅굴에서 영감을 주제로 한 곡을 담고 있다. 그녀는 앨범의 영감을 독일 베를린 체크 포인트 찰리와 베를린 장벽에서 얻었다고 한다. 이를 보며 과거 분단의 역사를 떠올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그룹인 슈룹(ShurooP)과 다국적 아티스트 네트워크 나인드래곤헤즈(Nine Dragon Heads)의 멤버들과 군사분계선, DMZ를 답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곡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0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공연하고 이를 녹음해 이번 앨범으로 발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지 박의 이번 앨범은 시각을 청각으로 전환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백마고지, 노동당사, JSA 등이 곡 제목으로 등장한다고 해서 이를 묘사하듯 음악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대상에서 받은 인상을 음악화했다. 이 말은 곧 음악이 정서적이라는 것이다.

진보적이고 전위적인 악기들의 어울림이 감정적 공감 이전에 생경한 느낌을 먼저 주지만 다시 들으면 의외로 각 곡들이 우리 역사의 비극에서 나아가 현재의 안타까움까지 아우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5곡으로 이루어진 “DMZ Suite”는 한국적인 느낌을 주는 지 박의 연주와 멜로디에서 분단 상황에 대한 연주자의 안타까움, 슬픔을 엿볼 수 있다. 함께 한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는 물론 바르단 옵세피언의 피아노 연주까지 긴장이 주는 비극을 느끼게 한다.

반면 4악장으로 이루어진 “Togyo Suite”는 이에 비해 조금 더 추상적이다. 피아노, 스트링 쿼텟, 사운드 이펙트의 어울림이 매우 전위적이고 실험적이기에 “땅굴”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 같은 1차적 정서를 단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정해진 흐름이 있음에도 때로는 우발적인 느낌을 주는 악기들의 교차가 보다 복잡한, 한 단어로 응축하기 어려운 정서를 자극한다. 아마도 “땅굴”을 보며 그녀는 분단과 대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생각했을 것이다. 문제만 있고 답은 멀리 있는 이 문제에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음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실제 “땅굴” 견학을 해야 곡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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