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ought I Knew – Sean Kim (Sean Kim 2018)

기타 연주자 션 킴의 첫 앨범이다. 앨범 소개에 다르면 그는 12년간 유학 생활을 했고 그 시간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고 한다. 아마도 해외에서 긴 시간 공부를 하면서 기쁘거나 슬프거나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곡을 썼고 그것을 이번에 연주한 것이 아닌가 싶다. 유학생활의 정리라 해서 마치 한 학생의 졸업작품처럼 이번 앨범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앨범은 유학생활의 결과라기보다 지난 12년의 정서적 정리에 가깝다.

그런데 그의 12년 유학생활은 매우 낭만적이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면 아픈 기억이 사라지고 그 때의 괴로움이 둔화된다지만 이 기타 연주자가 음악에 응축한 12년의 시간은 매우 편안하다. 어느 곡도 슬프거나 우울하지 않다. 첫 곡 “Living For Someday”가 대표적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곡은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견디는 삶-수험생 같은-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곡은 라틴적인 색채감으로 미래를 향한 삶을 매우 밝고 화사한 것으로 묘사한다. 더운 줄 모르고 뛰노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처럼 션킴의 기타는 시종일관 유쾌한 멜로디를 이어간다. 이러한 즐거운 질주의 느낌은 “Poco”에서도 발견된다.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리듬 섹션 위로 아기자기한 멜로디를 이어가는 그의 기타에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앨범이 마냥 경쾌하고 흥겨운 곡들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느린 템포에 내적인 서정미가 깃든 곡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곡들에서도 션킴은 우울의 정서를 위로하듯 낭만적으로 바꾼다. 빌 에반스의 영향을 받아 썼다는 앨범 타이틀 곡 “I Thought I Knew”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고독한 분위기의 곡이지만 기타 연주자는 그것을 쓸쓸함이나 외로움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온화한 톤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아늑함을 즐기는 자를 그리듯 편안하게 연주한다. “The Soundtrack In Memory”나 “Tearless” 같은 곡에서도 그는 멜로디에 담긴 근원적인 우수를 포용과 긍정의 정서로 바꾸어 연주한다. 이번 앨범에 대한 호감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한편 정서적인 부분, 편안한 분위기를 위한다고 해서 그는 연주를 희생하지 않았다. 앨범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멜로디가 아닌 연주를 통해 구체성을 얻었다. 그 연주는 재즈의 전통을 올바르게 계승한 것이면서 재즈의 맛을 내는 주법의 활용을 넘어선 언어와도 같은 표현 수단의 역할을 했다. 정서적 대화상대 역할을 하던 비안의 피아노를 빼고 트리오 형식으로 연주한 “Frankly Speaking”이나 다른 곡들에 비해 긴장의 정도가 강한 “Awake From The Paradox”는 분위기에 맞추어 연주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연주를 통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의 연주가 평범해 보이는 것은 앨범의 내용이 낭만적이고 평온한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리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