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In Europe – Melody Gardot (Verve 2018)

2010년 멜로디 가르도의 내한 공연을 본적이 있다. 2009년에 발매한 두 번째 앨범 <My One and Only Thrill>의 성공에 따른 것이었다. 지금도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두 번째 앨범은 정말 대단했다. 음악적 완성도도 높았고 정서적 흡입력도 좋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공연은 아쉬운 면이 많았다. 직접 내 앞에서 노래했음에도 그녀는 앨범만큼의 흡입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직접 노래한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My One and Only Thrill>의 디럭스 버전에 보너스 형식으로 실린 라이브 녹음도 서울 공연보다는 나았지만 그리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음악인은 시간의 흐름 속에 성장한다. 이번에 발매된 <Live In Europe>가 그런 경우다. 2012년부터 16년 사이, 파리, 비엔나, 암스테르담, 베르겐,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리스본, 쮜리히, 런던, 위트레흐트 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의 공연을 두 장의 CD에 종합한 이 라이브 앨범에서 멜로디 가르도는 무대를 장악하는 강력한 아우라를 지닌 보컬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낸다. 이전 서울 공연이 교통사고로 인한 치명적인 어려움을 극복한 가냘픈 여성의 느낌을 주었다면 이 앨범에 담긴 공연에서는 자신만의 경지에 도달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목소리에 힘이 있어서가 아니다. 강한 자신감 때문이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관객을 사로잡고 나아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앨범에서보다 더 과격한 몸짓, 어지러운 음악을 선보여도 관객은 환호한다. “March For Mingus”, “Morning Sun”의 도발적인 연주가 대표적이다. “The Rain”, “Over The Rainbow”, “Baby I’m A Fool” 등 그녀를 대표하는 곡들에서도 그녀는 공연의 특성을 살려 평소보다 힘을 주어 노래한다. 그럼에도 매혹적이다.

물론 “Our Love Is Easy”처럼 스튜디오 앨범에서 들었던 특유의 흐느낌을 살린 노래도 불렀다. 그러나 이 흐느낌마저도 매우 강렬한 느낌을 준다. 공연은 공연임을 인식한 노래다.

한편 여러 공연 중에 최고의 노래와 연주만을 모았기에 실제 개별 공연이 이 만큼의 완성도를 보였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강인한 여성의모습을 담았기에 앨범의 가슴 뭉클함을 느끼지 못해 아쉽다는 감상자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분일 뿐. 진정한 라이브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감상자가 더 많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