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데우스: 미래의 역사 – 유발 하라리 (김명주 역, 김영사 2017)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모임에 참석한 친구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선물했다. 그는 책을 건네며 요즈음 같은 시기에는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호모데우스는 해석한다면 “신이 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신을 몰아내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부제인 “미래의 역사”에서는 호모데우스가 그 역사의 끝에 위치하지 않는다. 작가는 인간이 동물들이나 기타 자연을 수단화하였듯이 인간 또한 하나의 의미 없는, 쓸모 없는 부품의 하나가 될 것이라 한다.

작가는 과거의 분석, 현재의 종합을 통해 미래의 예측으로 나아간다. 일단 작가는 과거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자연을 정복하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한다. 물론 여기에는 도구의 발명으로 시작된 인류문명의 발달이 원인이었음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작가는 문명의 발전은 이성적 사고, 상호협력, 상호주관적 실재에 대한 믿음을 통해 이룩되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문명의 발달은 인본주의 사상의 발달과 맞물려 초월적인 종교를 인간의 삶에서 약화시키고 나아가 추방하기에 이르렀다. 행복, 불멸이 종교가 보장하는 죽음 뒤가 아닌 현재에 실현되어 가고 있다. 특히 과학의 발달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과학은 이제 추상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던 것들을 분석하고 해체하여 구체적인 영역으로 옮겨 놓았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 자유 의지 등도 유전자 등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예측할 수는 알고리즘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과거와 다른 초인적인 면모를 띠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멸망이 시작된다. 나의 자유 의지는 이제 허구의 것이 되어버린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외부 시스템이 등장하여 나에 앞서 다음 행동을 지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소 먼 이야기 같은데 음악 사이트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음악을 먼저 추천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즉, 내가 편하다고 생각 없이 받아들인 문명의 이기가 정말 나를 생각 없게 만들고 나아가 소멸시킨다는 것이다. 지능이 의식으로부터 분리되어 내가 아닌 외부의 정밀한 알고리즘에게 넘어가버린 상황이 오면서 인간은 의미 없는 것이 된다.

현재 가까운 미래로 다가와 있는 많은 직업의 소멸이 그 시작이다. 기계가 인간보다 정확한 일 처리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면서 이제 사람은 소수의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쓸모 없는 부류로 전락하리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리지 않던가?

이러한 과정의 예측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려움마저 준다. 실제 작가가 제시하는, 언제 이를 다 습득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예들은 그 미래가 어느덧 현재가 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렇다고 작가는 어쩔 수 없는 결정론처럼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나의 가능성이니 이를 바꾸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해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그 미래의 예측이 매우 확률 높은 것이라 설득되어 다른 생각을 하기 쉽지 않다. 공상과학 영화처럼 암울한 미래가 오지 않을까 걱정만 될 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역사에서 인본주의가 실은 그 저변에 경제적,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이해관계를 통해 발전했듯이 데이터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미래 사화의 모습 또한 데이터가 스스로 인간의 대소사를 결정하기 전 단계에서 소수의 데이터를 소유한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바로 이 단계에서 인간의 미래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한다면 비관적인 미래가 아닌 다른 미래가 오지 않을까? 아니면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정의하는 것이 더 간편할까? 매트릭스 속 인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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