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öln Concert – Keith Jarrett (ECM 1975)

kjkc이 앨범은 재즈사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 한다. 일반적으로 재즈를 특징 짓는 것으로 스윙감과 즉흥 연주를 언급한다. 그 중 스윙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질되거나 중요성이 감소하는-클래식에서의 Rubato 정도의 한 연주 표현으로 축소되어 전체를 지배하지 못하는-경향을 보였기에 즉흥연주가 무엇보다 재즈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재즈에서의 즉흥 연주는 제한된 자유였다. 즉, 곡을 구성하는 코드 음계 내에서 많건 적건 테마의 기조를 반영하면서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재즈적인 것’이라는 일종의 고정된 개념이 기저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흔히 말하는 불루 노트와 불루스 스케일 등이 곡과 즉흥 연주에 사용이 되어야 그 재즈적인 느낌이 난다는 생각이 작곡가건 연주자건 나아가 감상자건 간에 깔려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즉흥 연주는 테마를 반영하면서도 테마를 벗어난, 최소한 테마를 살짝 뒤로 감추는 범위의 연주로 축소 된다. 그러므로 진짜 훌륭한 연주자가 아니라면 그 즉흥 연주의 자유보다는 그 제약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어디에 선가 들은 듯한 뻔한 즉흥 솔로를 들려준다.

물론 이런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연주하기 위한 개혁은 있었다. 재즈에서의 사조의 역사 자체가 이런 표현의 제약을 벗어나려는 시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윙에 대한 밥의 출현, 밥에 대한 쿨의 출현, 다시 프리 재즈의 출현등이 이런 표현 자유, 사고의 자유의 확대의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래도 재즈적인 것에 대한 전반적인 사고는 많이 바뀌지 않았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 재즈적인 것에 대한 고정된 사고가 재즈 내에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다.

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만큼 재즈의 제약에서 자신을 이격시킨 앨범은 없었다. 처음 이 앨범을 듣는 사람은 이게 재즈야? 클래식이야? 뉴 에이지 음악? 같은 질문을 떠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키스 자렛이 선택했던 것은 재즈에 클래식을 도입한다거나 새로운 표현 양식을 도입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부러 재즈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도 알지 못했던 가슴에 내재되어 있었던 음악을 피아노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가 즉흥 연주로 꾸며져 있다. 테마도 없다. 테마라고 여길 만한 멜로디가 Am, G코드를 중심으로 초반에 확연히 구분 되게 나오긴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우연이 지배했던 즉흥적인 것이었다. 이 즉흥 연주는 재즈적인 것의 제약도 없다. 그저 즉흥만 있을 뿐이다. 재즈라는 생각으로부터 아예 벗어나는 것이 키스 자렛이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타날 다른 제약이 개입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 그러므로 이 음악은 재즈도, 클래식도, 뉴 에이지도 아닌 그저 피아노 즉흥 연주 음악일 뿐이다. 자신이 하는 것이 진짜 어떤 것인지 모르고 덤벼 들었던 젊음의 무모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 앨범은 한 특정시간에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음반을 통해 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그 특정시간의 객석에 자신을 놓는 것이다.

특히나 이 앨범은 재즈 입문 당시, 그러니까 아무런 선입견 없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기에 접했던 것이었다. 언제나 이 연주를 들을 때 마다 당시 키스 자렛의 머리에는 무엇이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들곤 한다. 사실 자렛은 이런 연주를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개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한꺼번에 솟아오르는 이런 저런 생각들을 즉흥적으로 연결하고 그 연결의 시간동안 잠시 숨을 고르면서 다음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에 의해서 지침없이 한시간 이상을 자신의 영감에만 따라서 연주할 수 있게 된다.

인간 사고의 위대함, 개인에 내재된 다양한 감정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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