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Standards And A Blues – Ernie Henry (Riverside 1957)

Seven Standards And A Blues – Ernie Henry (Riverside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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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전설로 남은 연주자-예를 들면 클리포드 브라운이나 스콧 라파로-가 있는가 하면 미처 피지 못한 꽃의 느낌으로 아쉬움을 남기거나 그마저 희미하게 되는 연주자가 있다. 이 두 번째 경우는 시작부터 천재적 기질을 드러내기 보다는 서서히 음악적 역량을 상승시켜 나갔던 연주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색소폰 어니 헨리도 그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이 색소폰 연주자는 우리 나이로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약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짧은 생이었지만 그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태드 데머론 밴드를 거쳐 디지 길레스피, 텔로니어스 몽크 등과 활동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높여나갔다. 그래서 석 장의 리더작을 넘겼는데 조금 더 살았다면 완전한 도약이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앨범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석 달 전에 녹음된 것이다. 첫 앨범이 그의 진가를 소개하는 것이었다면 이 앨범은 그의 개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의미가 강하다. 세상을 떠나기 석 달 전이면 이 앨범을 녹음할 때에도 그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였을 것이다. 그런데 앨범에 담긴 연주는 상당히 말끔하다. 일체의 군더더기를 제거한 느낌. 게다가 믹싱이 그런 것인지 윈튼 켈리가 이끄는 피아노 트리오 사운드가 살짝 뒤로 물러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MR을 틀어놓고 색소폰 연주를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데 그것이 의외로 사운드를 담백하게 만들고 있다. 비브라토마저 산뜻하게 느껴질 정도다. 사실 연주만으로 보면 그가 더 오래 살았다고 해도 클리포드 브라운 같은 전설이 되었으리라 확신할 수 없다. 어쩌면 평범한 연주자로 남았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앨범이 그의 이른 사망을 아쉽게 하는 것은 앨범에 담긴 젊음의 알 수 없는 활기 때문이다. 발라드를 연주하면서도 그 안에는 설레는 듯한 에너지가 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그의 32세 이후의 삶을 상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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