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al Of Parallel – 허대욱 트리오 (Plus Hitch 2012)

hdu요즈음 우리 한국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들의 상당수는 굳이 한국에 머무르지 않는, 세계에 수용될 수 있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재즈의 전통, 세계적인 추세 등에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내적인 개성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드러낼 줄도 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아노 연주자 허대욱이 바로 그렇다. 파리에서 수학한 그는 현재 프랑스에서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피아노 연주자로 은근한 주목을 받고 있다. 나 또한 그의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는 그가 보여주는 남다른 내적 서정과 자유로움에 기인한다. 비밥의 미덕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포스트 밥에 해당하는 연주를 펼치는 것 같지만 나는 그를 프리 재즈 연주자라 부르고 싶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프리 재즈란 60년대를 뒤흔든 사조로서의 프리 재즈가 아니라 키스 자렛이 자신의 트리오 연주를 두고 이야기 했던 자기 표현에 자유로운 연주를 말한다. 따라서 그를 자신의 표현을 위해 기존 형식을 해체하는 것에 몰두한 연주자로 보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프랑스 재즈를 새로운 미래로 이끌고 있는 베이스 연주자 요니 젤닉과 드럼 연주자 마티유 샤자랭과 함께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도 허대욱의 매력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 역시 자작곡만을 연주한 이 앨범에서 그는 특유의 조금은 어둡고 인상주의적인 서정을 드러낸다. ‘Recuperation’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서정을 차분하게 숙고한 끝에 찾아낸 구조, 혹은 형식에 걸러내는 이성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3박의 스페인 무곡 형식을 취하면서도 결코 춤곡으로 사용할 수 없는 ‘Zapateado’나 피아노의 오버 더빙을 시도한 ‘Everything That Remains’같은 곡이 좋은 예다. 이들 곡은 허대욱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늘 적절한 형식을 탐구함을 확인하게 한다. 트리오 편성을 하고 있으면서도 힘이 피아노에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리라. (물론 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여지가 있긴 하다.) 실제 앨범의 모든 매력은 단순함과 반복에서 긴장을 이끌어 내는 왼손과 이에 대한 의존과 자유로운 도약을 오가는 오른손이 조화 혹은 대비 관계를 형성하는 허대욱의 연주에 집중되어 있다.

한편 마냥 감성적이지만은 않다는 나의 언급에 그의 연주가 받아들이기 불편할 것으로 예단하지 말기 바란다. 감성과 이성을 오가는 그의 연주는 오히려 짜릿한 미적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나아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들을수록 바래는 대신 새롭게 다가오는…… 이것은 그의 서정만을 기대한 감상자들에게도 분명 유효하리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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