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And Angular Momentum – John Nam (PKO 2005)

jn 올 해, 특히 가을 들어 우리 한국 재즈 연주자들의 앨범이 소화하기 벅찰 정도로 많이 발매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연주자들이 꿈을 키우며 해외로 나가 공부를 한 그 결실이 요즈음 맺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가운데 존 남의 앨범은 독특한 위치를 점유한다. 남경윤이라는 한국명을 지닌 이 젊은 피아노 연주자의 앨범은 해외에서 발매되어 수입의 형태로 국내에 소개된다. 그러니까 한국에서의 활동 판매 자체를 목적에 두지 않은, 오로지 미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의도로 녹음된 앨범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존 남이 10대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음악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히로미의 경우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제작 자체부터 독특한 앨범인데 그 음악도 수준이 상당하다. 지난 해 가을 2주 간격으로 각기 다른 트리오와 퀄텟을 이끌고 녹음한 앨범은 현대적인 포스트 밥 사운드를 들려준다. 주로 자작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클래식을 비롯한 여러 음악을 경험한 피아노 연주자의 이력이 곡들에서 드러난다. 특히 그의 피아노 연주는 복잡하고 빠른 연주가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산뜻함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명쾌하고 정확한 리듬감이나 발라드에서의 솔로의 전개, 작곡에서 돋보이는 상상력 등에서 그저 쉽게 볼 연주자는 아님을 확연하게 인식시켜 준다. 여기에 그와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과의 호흡도 뛰어나다. 그 중 두 개의 퀄텟 가운데 바이올린이 참여한 편성이 있다는 것이 다소 의외인데 피아노의 질감과 살짝 어긋나지 않나 생각되면서도 그 호흡과 솔로 연주만큼은 매우 뛰어나다.

사실 이 앨범은 미국에서 발매가 되기는 했지만 거의 자작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아직 남경윤이라는 피아노 연주자가 존 남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재즈 피아노 연주자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정도의 실력과 음악적 상상력이라면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진심으로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

댓글

KOREAN JAZZ

Choco Snowball – Winter Play (Pony Canyon 2007)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종종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음악을 장르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구분하곤 한다. 예를 들면 남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음악 혹은...

Matchmaker – 이노경 (Nokyung Lee 2009)

지난 2005년 이노경의 첫 앨범 <Flower You>를 들었을 때 나는 뉴 에이지와 재즈를 오가는 솔로 연주에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냥 심심하다는 느낌....

CHOI'S CHOICE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Recordings 1961 – Bill Evans (Riverside 2005)

빌 에반스의 앨범들 중에 가장 사랑받고 있는 앨범을 꼽으라면 <Waltz For Debby>와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로 나뉘어 발매되었던 이 초기 빌리지 뱅가드 세션을...

최신글

Plucked’N Dance – Édouard Ferlet, Violaine Cochard (Alpha411 2018)

피아노 연주자 에두아르 페를레와 하프시코드 연주자 비올랜 코샤르는 지난 2015년 앨범 <Bach: Plucked/Unplucked>에서 바흐의 클래식에 대한 색다른 시선을...

The Balance – Abdullah Ibrahim (Gearbox 2019)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우리는 벗어날 수 없다. 만약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Blue Note: Beyond The Notes – Sophie Huber (Mira Film 2018)

올 해로 블루 노트 레이블이 창립 80주년이 되었다. 독일 이민자 알프레드 라이언과 프랜시스 울프에 의해 1939년에 설립된 블루 노트는...

김현철 – Drive

https://youtu.be/LKT9JMvUKB4 빛과 소금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외에 요즈음 길을 걸을 때 한 두 번씩은 듣는 노래가 하나...

빛과 소금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https://youtu.be/7a-Fpt6dR0I 음악은 때로 있지도 않은 추억을 만들어 낸다. 요즈음 빛과 소금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