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aro – Lee Ritenour & Dave Grusin (Decca 2008)

lr

데이브 그루신과 리 릿나워가 함께 앨범을 녹음했다는 소식에 많은 감상자들은 오랜만에 두 연주자가 깔끔하고 세련된 퓨전 재즈를 들려주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많은 감상자들은 80년대에 이 두 사람이 <Harlequin>(GRP 1985) 같은 앨범을 통해 들려주었던 퓨전 재즈를 잊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고 두 연주자의 음반 이력을 차근차근 따라온 감상자라면 지난 2000년 역시 두 사람의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앨범 <Two Worlds>를 상기하기 바란다. 이 앨범은 뜻밖에도 바흐, 바르톡 등의 클래식 곡들을 연주한, 그것도 정통 클래식 오케스트라 편성을 배경으로 연주한 앨범이었다. 이것은 정말 의외였다. 그래서 많은 감상자들은 하나의 일회적 이벤트로 이 앨범을 지나쳐 보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8년 만에 이 의외적 이벤트가 다시 반복되었다. 이번 앨범 <Amparo>역시 <Two Worlds>와 같은 클래시컬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평소 두 사람의 음악과 차이가 나는 이런 앨범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일까? 여기에는 최근 재즈와 클래식 감상자를 아우르는 음악으로 대중성, 상업성을 확보하려는 음반사들의 의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브 그루신이 평소 다수의 영화 음악 작업을 하면서 종종 오케스트라를 사용했으며 또 90년대 이후 그의 앨범들을 보면 80년대와는 거리가 있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실제 앨범은 데이브 그루신과 리 릿나워 두 사람의 이름을 걸고 발매되었지만 음악적 내용은 데이브 그루신이 전체를 이끌고 있다. 리 릿나워의 클래식 기타 연주는 비중에 있어 게스트 연주자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두 연주자의 오랜만의 만남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다소 의외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데이브 그루신이 모처럼 마음먹고 시도한 클래식 혹은 크로스오버 사운드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실제 앨범에 담긴 포레의 “파반느” 라벨의 “Ma Mère L’Oye”, 알비노니의 “Adagio In G Minor” 등의 곡은 데이브 그루신의 재즈와 상관 없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편곡이 돋보인다. 한편 지난 2000년도 앨범도 참여했던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과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 조슈아 벨, 그리고 크리스 보티 등이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어 앨범의 흥미를 돋운다.

댓글

KOREAN JAZZ

Words Within – Ben Ball (C&L 2005)

드럼 연주자 벤 볼은 캐나다 출신이지만 한국에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그가 4년의 시간을 들여 만든 첫 앨범을 선보였다. 그와 오랜 시간 함께 한...

Motion Of The Soul – 송용창 (Kang & Music 2009)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기타 연주자 송용창이 낯설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2006년에 발매되었던 여성보컬 여진의 <In Gray>라는 앨범을 상기하기 바란다. 이 앨범에서 대부분의 곡을 작곡하고...

CHOI'S CHOICE

The Inner Mounting Flame – Mahavishnu Orchestra (Columbia 1971)

처음부터 대단했던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의 기록 1960년대에서 7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재즈를 비롯한 여러 대중 음악의 관심은 새로운 음악적 형식이나 연주 주법에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새로운 질감을...

최신글

Infinity – Tom Harrell (High Note 2019)

트럼펫과 플뤼겔혼을 연주하는 톰 하렐은 앨범마다 뛰어난 연주력은 물론 정교한 작곡, 편곡 능력을 드러내며 머리와 가슴 모두에서...

J.A.M – 남경윤 (Jnam Music 2019)

반갑다. 피아노 연주자 남경윤으로부터 새로운 앨범을 준비했다는 뜻 밖의 전화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Anthem – Madeleine Peyroux (Blue Note 2019)

재즈 뮤지션은 늘 새로움을 지향한다. 그것은 타인과 나의 비교가 아닌 나의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곤 한다. 이것은 나만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익숙함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신선함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가 클수록 그 비교는 깊어지고 익숙함과 신선함의 공존은 더욱 매력적이 되곤 한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련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재즈와 포크 그리고 프랑스 샹송을 가로지르며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익숙함 위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했다. 그 새로움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혼란을 보고 이번 앨범을 기획했다. 알려졌다시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후보간의 대립이 심했으며 스캔들에 가까운 다양한 뉴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미국인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세계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녀 또한 일련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관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다고 정치인처럼 남에게 설교하듯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대신 그녀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사용하기로 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앨범이 된다. 한편 사회적인 주제였기 때문일까? 보다 설득력...

Combo 66 – John Scofield (Verve 2018)

늘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것만 같은 연주자가 있다.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있다고 할까? 음악이 늘 같아서가...

Begin Again – Norah Jones (Blue Note 2019)

노라 존스는 기본적으로 재즈 뮤지션이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적 관심은 재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가 때로는 재즈를 듣고 때로는 클래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