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blo & Concord Jazz 7

All Stars Live

공연 기획자 노먼 그랜츠

파블로 레이블의 노먼 그랜츠는 음반 제작자 이전에 뛰어난 공연 기획자였다. 1944년에 기획한 재즈 앳 더 필하모닉(JATP) 공연이 대표적이다. 미국 LA에 있는 필하모닉 오디토리엄에서 시작된 이 공연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까지 공연을 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가 앨범 제작자가 된 것도 JATP 때문이었다. 이 공연을 녹음한 것을 머큐리 레코드를 통해 앨범 발매를 하다가 직접 클레프 레이블을 설립해 발매하게 된 것이다.

1964년 7년간 앨범 제작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버브 레이블을 MGM사에 넘긴 후에도 그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던 오스카 피터슨이나 엘라 핏제랄드의 공연을 꾸준히 기획하며 공연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이것은 파블로 레이블의 설립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72년 엘라 핏제랄드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시빅 오디토리엄 공연을 녹음했다. 그리고 3장의 LP 세트를 제작해 우편으로 판매했다. 그것이 인기를 얻자 파블로 레이블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Montreux 77

파블로 레이블에서도 라이브 앨범은 카탈로그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아예 라이브 앨범 카탈로그를 별도로 정리하기도 했다. 파블로 레이블에서 발매된 라이브 앨범의 상당 수는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공연 앨범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1977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는 파블로 레이블 소속 연주자들이 대거 무대에 섰다.

1959년부터 노먼 그랜츠는 스위스 제네바에 살았다. 그래서 인근에 위치한 몽트뢰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을 잘 알고 있었다. 1977년 이전에도 JATP, 오스카 피터슨, 엘라 핏제랄드, 조 패스 등 여러 소속 연주자들이 페스티벌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런 중 1977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의 10주년을 맞아 페스티벌의 설립자 클로드 놉스가 노먼 그랜츠에게 소속 연주자들을 대거 무대에 서게 할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카운트 베이시 빅 밴드, 엘라 핏제랄드, 디지 길레스피, 조 패스, 오스카 피터슨, 에디 데이비스, 레이 브라이언트, 토미 플래나간, 로이 엘드리지, 베니 카터, 오스카 피터슨, 밀트 잭슨과 레이 브라운 등이 페스티벌 무대에서 열연을 펼쳤다.

솔로에서 빅 밴드까지 다채로운 편성으로 이루어진 공연들은 리더 연주자를 앞세우기는 했지만 상당수가 잼 세션 형태를 띠었다. 여러 연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상황이 되는대로 무대에 올라 상황에 따라 리더를 바꿔 연주하며 페스티벌을 꾸민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오스카 피터슨은 7월 14일 디지 길레스피, 클락 테리, 에디 데이비스, NHOP, 바비 더햄과 잼 연주를 펼치고 7월 15일에는 레이 브라운, NHOP와 함께 연주한 후, 같은 날 에디 데이비스가 리더인 무대에 레이 브라운, 지미 스미스(드럼)과 팀을 이루어 참여했다. 이 외에 레이 브라운과 지미 스미스는 그들대로 7월 14일 디지 길레스피가 주인공인 무대와 카운트 베이시가 주인공인 무대에 섰다. 그 밖에 다른 연주자들도 동료 연주자의 공연에 참여하는 등 재즈 본연의 즉흥적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노먼 그랜츠는 파블로 레이블 소속 연주자들의 공연을 모두 녹음해 이를 앨범으로 발매했다. 그 가운데 8개의 공연, 조 패스, 카운트 베이시 빅 밴드, 엘라 핏제랄드, 에디 데이비스, 베니 카터, 로이 엘드리지, 토미 플래나간, 레이 브라이언트의 공연 앨범을 묶어서 박스 세트로 발매하기도 했다.

다른 해의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공연 앨범도 좋지만 1977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공연은 발매된 앨범 모두 들어보기 바란다. 연주자의 이합집산만큼이나 즉흥적이며 축제적인 연주의 매력을 실제 공연을 보는 것만큼이나 생생히 느낄 수 있다.

Pablo All Stars Jam

1977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을 담은 앨범 중에는 특정 연주자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은 앨범이었다. 파블로 올 스타즈 잼의 <Montreux ‘77>이다. 말 그대로 당시의 파블로 레이블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즉흥 잼 연주를 펼친 것인데 이 때 참여한 연주자는 클락 테리(트럼펫, 플뤼겔혼), 밀트 잭슨(비브라폰), 오스카 피터슨(피아노), 조 패스(기타), NHOP(베이스), 바비 더햄(드럼)이었다. 여기에 파블로 레이블 소속이 아니었던 영국 출신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 로니 스콧이 함께 해 공연의 즉흥적인 성격을 더욱 강조했다. 그런데 DVD로 발매되면서 <Montreux ‘77
Norman Granz Jazz in Montreux Presents Clark Terry Sextet ’77>란 타이틀을 단 것으로 보아 잠재적으로는 클락 테리가 리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이날 파블로 올 스타즈는 6개의 곡을 연주했다. 그 가운데 4곡이 이 앨범에 담겨 있다. 참고로 나머지 두 곡은 1977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의 잼 세션 연주를 정리한 앨범 <Montreux ’77: The Jam Sessions>에 담겨 있다. 다시 그 중 한 곡인 “Sweethearts On Parade”은 후에 재발매되면서 본 앨범에 추가되었다.

연주자들은 오스카 피터슨-NHOP-바비 더햄 트리오의 지원 속에 유쾌하고 즐거운 솔로를 이어갔다. 잼 연주였던 만큼 서로가 화려한 연주력을 드러내는데 집중되어 7연주자가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순간은 적었다. 대신 솔로 연주자가 바뀔 때마다 같은 곡을 여러 쿼텟이 이어가며 연주하는 것 같은 극적인 전개는 그 자체로 짜릿했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과장하지는 않았다. 각 솔로들은 하나의 노래 같았다. 한편 솔로와 리듬 연주를 자유롭게 오가는 오스카 피터슨의 외줄타기처럼 절묘한 피아노, 보이지 않는 듯 솔로의 뒤에서 솔로 같은 반주를 펼친 NHOP의 베이스 또한 전체 연주의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맛을 강화했다.

칼 제퍼슨과 콩코드 재즈 페스티벌

콩코드 재즈 레이블의 칼 제퍼슨 또한 레이블을 설립하기 전에 공연 기획으로 재즈계에 발을 넣었다. 재즈 애호가로서 콩코드 시에서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있던 칼 제퍼슨이 1969년 “재즈 인 더 파크”란 이름으로 재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이후 이 페스티벌은 콩코드 시로부터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게 되면서 콩코드 재즈 페스티벌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 중 1973년 기타 연주자 허브 엘리스와 조 패스의 공연을 녹음하면서 이를 직접 앨범으로 발매하기 위해 콩코드 재즈 레이블을 설립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콩코드 재즈 페스티벌을 담은 콩코드 재즈 앨범이 많을 법도 한데 실제는 생각보다 적다. 40여장 정도의 앨범 밖에 발매되지 않았다. 비록 칼 제퍼슨이 오래 전 세상을 떠나기는 했지만 레이블과 페스티벌 모두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앨범이다.

아무래도 콩코드 재즈 레이블 소속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재즈 페스티벌 무대를 채우기에는 파블로 레이블에 비해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 발매된 앨범들을 보면 허브 엘리스, 레이 브라운 등 소수 연주자들의 앨범이 주를 이룬다.

Concord Jazz Al Stars

콩코드 재즈 페스티벌을 밖으로 눈을 돌리면 오히려 콩코드 재즈 레이블의 매력을 잘 담아낸 라이브 앨범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파블로 올 스타즈처럼 콩코드 재즈 올 스타즈를 이름으로 한 앨범들이 그렇다.

콩코드 재즈 올 스타즈는 스콧 해밀턴(색소폰), 워렌 바셰(코넷), 데이브 맥케나(피아노)를 중심으로 기타, 베이스, 드럼 연주자가 상황에 따라 바뀌었던 그룹이었다. 이 그룹은 1977년의 파블로 올 스타즈와는 성격이 달랐다. 파블로 올 스타즈가 (어느 정도 사전 계획이 있었겠지만) 페스티벌 현장에서 결성되어 즉흥 잼 연주를 펼쳤다면 콩코드 재즈 올 스타즈는 사전에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정규 그룹에 가까웠다. 실제 이 그룹은 1978년부터 미국은 물론 일본 도쿄, 스위스 몽트뢰(!), 프랑스 니스와 앙티브 등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그룹이 발매한 앨범은 많지 않다. 네덜란드의 노스시 재즈 페스티벌과 일본 기업 후지츠의 후원으로 도쿄에서 열렸던 1987년 콩코드 재즈 페스티벌 공연 앨범을 남겼다. 그 가운데 1981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노스시 재즈 페스티벌 라이브 앨범 2장 중 첫 번째 앨범 <Concord Jazz All Stars At The Northsea Jazz Festival – Volume 1>을 추천한다. 이 때의 콩코드 재즈 올 스타즈는 스콧 해밀턴, 워렌 바셰, 데이브 맥케나 외에 알 콘(색소폰), 칼 콜린스(기타), 밥 메이즈(베이스), 제이크 한나(드럼)으로 구성된 셉텟 편성이었다.

정규 그룹의 성격이 강했기에 콩코드 올 스타즈의 연주는 솔로 연주의 나열에서 벗어나 더 세련된 편곡과 연주의 교차가 주는 짜릿함을 전달했다. 물론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즉흥 연주의 짜릿함 또한 있었다. 곡에 따라 색소폰, 피아노, 기타의 비중을 달리하며 공연의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전에 준비된 그룹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Everything I Love”에서의 데이브 맥케나의 솔로, “Alone Together”에서의 칼 콜린스 중심의 진행이 좋은 예이다.

이 그룹은 노스시 재즈 페스티벌 공연 후 한 달 뒤에 일본 도쿄의 도라노몬 홀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이 공연은 알 콘의 이름으로 <Tour De Force>란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이 또한 함께 들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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