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 Christian McBride’s New Jawn (Mack Avenue 2023)

“새로운 것”의 쇄신을 담은 연주

베이스 연주자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는 2009년 맥 애비뉴 레이블에서의 첫 앨범 이후 빅 밴드와 트리오를 중심으로 가끔 퀸텟을 오가며 비밥, 하드 밥으로 대표되는 재즈의 가장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성향의 음악을 선보여왔다. 90년대 등장했던 젊은 사자들(Young Lions) 중 꾸준히 과거를 쇄신해온 연주자라 하겠다.

맥 애비뉴 레이블에서의 이런 전통적 활동 중 딱 하나 예외가 있었다. 2018년도 앨범 <Christian McBride’s New Jawn>이다. 이 앨범에서 베이스 연주자는 전통에서 조금 더 현대로 나아가 오넷 콜맨 시대의 프리 재즈에 바탕을 둔 연주를 선보였다. 물론 프리 재즈도 재즈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전통의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프리 재즈가 그 이전 재즈에 대한 반동적 성격이 강했음을 생각하면 분명 다른 것이었다.

어쩌면 베이스 연주자 역시 2018년도 앨범을 단 한번의 신선한 시도 정도로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같은 편성으로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그리고 첫 앨범의 타이틀을 그대로 그룹 이름으로 사용했다.

“New Jawn”이란 말은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고향 필라델피아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새로운 것, “New Thing”을 의미한다. 여기서 “New Thing”은 단순히 새롭다는 것을 넘어 세련되고 멋지며 시대를 앞서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넷 콜맨의 프리 재즈가 1960년대에 등장했을 당시 전통과 단절된 인상이 강했기에 “New Thing”이라 불렸던 것을 생각하면 그대로 프리 재즈를 의미한다 할 수 있다. 그러니까 “Christian McBride’s New Jawn”은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프리 재즈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프리 재즈라 해서 지레 어지러운 재즈라 생각해 감상을 주저할 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새로운 재즈”는 그렇지는 않다. 그는 구조의 해체보다는 각 연주자들이 즐겁게 그리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피아노 없는 쿼텟 편성을 시도한 것이 그렇다. 코드로부터 자유로운 연주자들은 그만큼 공간의 여유를 느끼며 보다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유는 서로부터 멀리 떨어짐이 아니라 보다 집중력 있게 모이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서로의 연주를 경청하고 그에 반응하는 것에서 연주를 출발한다. 네 연주자들이 저마다 곡을 준비해 함께 연주한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일 것이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Head Bedlam”은 이어지는 타이틀 곡과 함께 이 쿼텟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곡 제목처럼 혼란스러운 소름으로 시작한 연주는 이내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펑키한 베이스가 이를 정리하고 이어 트럼펫과 색소폰이 사이 좋게 리듬에 반응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자유롭지만 정돈된 대형을 유지한다. 마지막에 다시 혼돈의 장으로 끝나지만 말이다.

한편 “Dolphy Dust”에서는 오넷 콜맨 이전 아방가르드 재즈를 개척했던 에릭 돌피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다. 역시 시종일관 역동적으로 출렁이는 베이스를 중심으로 솔로가 이어지지만 모두 느슨한 듯 하지만 강력한 연대감으로 직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오르간 연주자로 오넷 콜맨 만큼이나 새로운 음악, 포스트 밥의 전주에 해당하는 음악을 남긴 래리 영의 “Obsequious”에서도 반복된다. 이 곡의 온다는 손대면 데일 듯 무척이나 뜨겁고 무쇠질을 수천 번 한 듯 단단하다.

쿼텟은 래리 영의 곡 외에 다른 두 선배 연주자의 곡을 연주했다. 오넷 콜맨과 소니 롤린스의 곡을 연주 했는데 그 중 오넷 콜맨이 오케스트라나 팻 메시니와 협연하기도 했던 “The Good Life”은 라틴 풍의 리듬을 사용해 테마의 화려함을 살렸다.

한편 소니 롤린스의 “East Broadway Rundown”을 연주한 것은 이 그룹이 프리 재즈가 아닌 코드 없는 쿼텟 연주의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물론 소니 롤린스 역시 이 곡을 프리 재즈의 영향을 받아 연주하긴 했다. 그래도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가 이 곡을 생각한 것은 전통의 확장, 이어짐을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그의 베이스 솔로는 여러 모로 소니 롤린스의 연주에 함께 했던 지미 개리슨을 많이 연상시킨다. 결국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새로운 것”은 “새로운 것”이 나왔던, 프리 재즈 시대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주”를 의미한다. 그리고 새로운 연주는 매혹적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새로운 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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