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7 – 김철수 (김철수 2022)

피아노 연주자 김철수는 음악적 폭이 넓다. 욕구 또한 다양하다. 지금까지 그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사운드를 가로지르며 재즈와 팝을 아우르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앨범 상으로는 기타 연주자 오진원과 함께 한 앨범 <我[a:]>(2018)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영감”이란 제목의 즉흥성을 강조한 연주를 시도해왔다. 이번 앨범은 “영감”시리즈의 7번째에 해당한다. 그런데 대금, 소금, 태평소 등 국악기와의 듀오 연주를 시도했다는 것이 새롭다.

이러한 만남은 단지 국악기와의 어울림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계절의 흐름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피아노 연주자는 이 시간의 흐름을 우리 24절기를 통해 느꼈다. 그 결과 1월의 “대한”부터 12월의 “동지”까지 8개의 절기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절기의 흐름을 따라 피아노와 국악기는 고요히 시작해 뜨거운 상승과 애달픈 추락 그리고 다시 침잠의 과정을 따라 흐른다. 비슷비슷한 어울림 같으면서도 절기의 변화에 따라 온도와 분위기가 조금씩 변한다. 그럼에도 두 연주자의 어울림은 묘사보다는 시간에 대한 느낌에 더 가깝다. 따라서 재즈와 국악의 만남 같은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피아노와 국악기 자유로운 어울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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