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À Face – Barre Phillips, György Kurtág Jr. (ECM 2022)

베이스 연주자 바레 필립스와 전자 음악, 실험 음악가 죄르지 쿠르탁 주니어-의 듀오 앨범이다. 각각 미국과 헝가리 출신인 두 연주자는 프랑스 보르도에 거주하면서 알게 되어 함께 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음악적 교감을 나누어 왔다고 하니 이번 앨범은 다소 늦은 셈이다.

보통 듀오 앨범을 생각하면 두 연주자가 악기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앨범도 감상 전에는 죄르지 쿠르탁 주니어가 전자 악기로 다채로운 공간을 구성하고 그에 바레 필립스의 베이스 솔로가 대응하는 음악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두 연주자의 어울림은 그렇지 않다. 앨범 타이틀은 대면(對面)이라지만 실제 연주는 어깨를 맞대고 사이 좋게 나아가는 2인조 밴드 같다. 여기에는 바레 필립스의 자유로운 베이스 연주가 결정적이다. 그는 아르코 주법으로 들판처럼 광활한 전자적 공간을 강물처럼 가로지르거나 피치카토 주법으로 굴곡점을 만들며 사운드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아예 그 소리에 동화된 듯 공간적인 연주, 깊이를 만들고 층을 더하는 연주로 보통의 예상을 벗어난 새로운 음악을 연출한다. 그것이 즉흥적인 것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재즈 이전에 색다른 어울림, 색다른 소리의 창조가 음악의 핵심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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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연주자 바레 필립스와 전자 음악, 실험 음악가 죄르지 쿠르탁 주니어-의 듀오 앨범이다. 각각 미국과 헝가리 출신인 두 연주자는 프랑스 보르도에 거주하면서 알게 되어 함께 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음악적 교감을 나누어 왔다고 하니 이번 앨범은 다소 늦은 셈이다. 보통 듀오 앨범을 생각하면 두 연주자가 악기를...Face À Face - Barre Phillips, György Kurtág Jr. (EC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