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연주자 가르드 닐센의 ECM 레이블에서의 첫 앨범이다. 색소폰 연주자 마치에이 오바라나 피아노 연주자 쟝고 베이츠 등이 ECM 레이블에서 발표한 앨범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리더로서 그는 2010년대 중반부터 색소폰-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어쿠스틱 유닛을 이끌어왔다. 따라서 ECM에서의 첫 앨범도 이 트리오로 녹음했다.
이 트리오는 그동안 피아노가 없는 만큼 확장된 공간을 오밀조밀하고 치열한 세 악기의 어울림으로 채운 연주를 펼쳤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색소폰을 중심으로 베이스와 드럼이 뜨겁게 상승과 하강을 거듭한다. 그런데 이전 앨범들이 포스트 밥에서 프리 재즈에 살짝 경도된 성향을 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그보다는 정돈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와 스웨덴 연주자들의 조합이기 때문일까? 곳곳에서 북유럽의 민속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커피에 첨가된 한두방울의 시럽 같은 북유럽적인 맛이 마음에 든다. 그것이 이 치열한 어울림에 여유를 부여하면서 전형적인 포스트 밥 연주와의 차별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악기 특성상 전면에 나섰겠지만 리더의 드럼 연주보다 훨씬 존재감을 돋보이는 안드레 롤라이튼의 색소폰 연주는 별도의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