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ckster – Peter Rosendal with The Orchestra & Trio Mio (Stunt 2019)

연주자의 상상력은 종종 지도상에 명확이 존재하지 않는 영토를 구축하곤 한다. 어느 지역을 연상시키면서도 어디라 정확하게 지칭하기 어려운 가상의 민속 음악으로 그 미지의 영토를 상상하게 한다. 덴마크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피터 로젠달의 2019년도 앨범도 이에 해당한다.

이 앨범에서 피아노 연주자는 자신이 주축이 된 트리오 미오와 빅 밴드를 결합해 색다른 가상공간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 가상 공간은 유럽의 흙 냄새가 물씬 풍기는 민속 음악과 때로는 진보적인 맛까지 풍기는 재즈의 자유로움이 어우러진 곳이다. 다채로운 인물군이 익살스럽게 콜라주된 앨범 표지처럼 곡마다 이색적인 풍경이 다채롭게 이어진다.

하지만 너무나도 다채롭다고 할까? 이어지는 가상의 풍경화들이 다소 정돈되지 못한 느낌이 아쉽다. 편곡이나 연주가 어지럽다는 것이 아니다. 악기들이 등장하고 나가고 하나가 되는 과정만을 두고 본다면 매우 정교하다. 다만 화려함이 지나쳐 현기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트리오 미오와 오케스트라 중 하나만을 선택해 연주했다면 한결 음악적 이미지가 또렷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색적인 풍경에 신기함을 느끼게 하고 그곳을 상상하게 만들지만 가장 중요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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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의 상상력은 종종 지도상에 명확이 존재하지 않는 영토를 구축하곤 한다. 어느 지역을 연상시키면서도 어디라 정확하게 지칭하기 어려운 가상의 민속 음악으로 그 미지의 영토를 상상하게 한다. 덴마크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피터 로젠달의 2019년도 앨범도 이에 해당한다. 이 앨범에서 피아노 연주자는 자신이 주축이 된 트리오 미오와 빅...Trickster - Peter Rosendal with The Orchestra & Trio Mio (Stunt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