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이노경은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여러 앨범을 통해 차례 보여주었다. 엄마로서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듯 하다. 이번 앨범도 그렇다. 자작곡과 함께 전래 동요, 해외 동요가 엄마로서 이노경의 애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고 동요하면 떠오르는 간간하고 쉬운 음악을 예상하면 안된다. 물론 듣기엔 부담이 없다. 그러나 연주는 진지하다. 또한 천진난만한 존재로만 어린이를 정의하는 대신 그보다 풍성한 정서를 지닌 존재로 정의하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Hide and Seek”에 담긴, 해질 무렵 골목에 혼자 남겨진 숨바꼭질 놀이의 술래가 느끼는 아련함-어쩌면 아이 자신은 뭐라 정의하기 어려울-이 좋은 예이다.
한편 이노경은 어린이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국악을 재즈 속에 담아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전래 동요 외에 소리 꾼 이상화와 함께 단가 “사철가(四節歌)”를 연주해 그 노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사철가”가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노래한 것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에게 일찌감치 말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덧없는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