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Cosmos – 지 박, 표진호 (Mung Music 2021)

첼로 연주자 지박과 보컬 표진호의 듀오 앨범이다. 2020년 9월 서울의 게토 얼라이브애서 가졌던 공연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의 어울림은 즉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순간의 감흥을 따라 첼로는 스타카토와, 아르코 주법으로, 보컬은 가사 없이 허밍, 스캣으로 자유로이 상승과 하강을 오간다. 특히 다채로이 소리를 발산하는 보컬은 악기로서 목소리가 지닌 가능성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 이들의 연주는 처음 들으면 순간성에 집중한 나머지 우발적 사건처럼만 느껴질 수 있다. 각 곡들이 해결의 느낌 없이 인위적인 페이드 아웃이나 갑작스럽게 마무리 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재차 들으면 그 우연적이었던 것이 느슨하고 낯설지만 건축적인 면을 띄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체로와 보컬이 서로에 반응하는 과정이 여기에 “계단”, “우주”, “노동자”, “공기”, “거미”, “요람”, “철로” 등 그 자체로서는 추상적인 느낌만 주는 대상에 비범한 색을 부여한 각 곡의 제목 또한 이 생경한 구조에 대한 상상을 자극한다. 한편 이 앨범은 카세트 테이프에 날 것 그대로 녹음되었다. 그래서인지 연주 뒤로 쉬~하는 공간의 소리-공기 입자의 움직임이랄까?-가 그대로 들린다. 보통은 감상에 저해되는 소리이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낯섦 효과를 강화해주어 그 또한 흥미롭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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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주자 지박과 보컬 표진호의 듀오 앨범이다. 2020년 9월 서울의 게토 얼라이브애서 가졌던 공연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의 어울림은 즉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순간의 감흥을 따라 첼로는 스타카토와, 아르코 주법으로, 보컬은 가사 없이 허밍, 스캣으로 자유로이 상승과 하강을 오간다. 특히 다채로이 소리를 발산하는 보컬은...Black Cosmos - 지 박, 표진호 (Mung Music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