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피아노 연주자 미하일 울니의 첫 솔로 앨범이다. 이 피아노 연주자는 그동안 트리오 편성을 중심으로 현대 클래식과 팝 등을 재즈와 함께 아우르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연주를 펼쳤다. 홀로 피아노 앞에선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자작곡과 함께 루돌프 힌데미트, 알반 베르그 같은 현대 클래식 작곡가의 곡들과 토리 에이모스, 팀버 팀브레, 수프얀 스티븐스 등 팝/록 아티스트들의 곡을 연주했다.
하지만 이 앨범의 매력은 클래식, 팝/록 곡들을 연주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 “혼자 있음”, “고독감”에 있다. 이 앨범의 타이틀은 우리 말로 “달의 아이”를 의미한다. 1969년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이 달을 탐사할 때 아폴로 11호에 남았던 마이클 콜린스가 46분 38초간 모든 교신을 끊고 절대 고독의 상황에 놓였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전체 연주 시간 또한 그래서 46분 38초다. 피아노 연주자가 절대 고독을 떠올렸던 것은 역시 2020년을 장악한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인한 봉쇄 때문이었다. 그 갇힌 듯한 느낌을 혼자만의 연주로 표현한 것이다.
그가 표현한 고독은 어둡지만 마냥 비관적이지는 않다. 내적 평온, 희열 등의 감정이 공존한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개척하는 자의 모습을 그리게 한다. 그것이 이 시대의 희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