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첫 앨범을 발표한 이후 옐로우 자켓은 40년간 여러 차례 멤버의 변화는 있었지만 인기 퓨전 재즈 그룹으로서 특별한 단절 없이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여기에는 멤버 변화와 상관 없을 정도로 공고한 그룹의 정체성과 계속 새로운 음악을 하고픈 욕망이 공존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룹은 독일의 WDR 빅 밴드와 협연을 시도했다. 아마도 그룹의 색소폰 연주자 밥 민처가 1994년부터 WDR 빅 밴드를 지휘하고 있기에 만남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앨범에서도 밴드의 연주는 매우 탄탄하다. 안정적인 리듬을 바탕으로 정교한 솔로가 이어지는데 관록의 밴드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게다가 키보드, 일렉트릭 베이스와 기타가 등장하지만 한층 어쿠스틱한 맛이 강해진 것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빅 밴드의 존재감은 다소 미미하다. 밴드와 어우러지거나 감싸는 것보다 뒤에서 머물며 과거 키보드가 표현했던 화려함, 반짝임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를 역할 분담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보다 역동적일 수 있었을 가능성을 포기한 것 같아 아쉽다. 밥 민처가 조금은 과감하게 더 빅 밴드에 할애한 편곡을 했다면 기획 의도에 맞는 익스트라 라지(XL) 사운드가 나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