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도미닉 바니아의 솔로 앨범이다. 색소폰 연주자 마치 오바라 쿼텟의 멤버로 ECM 레이블에서 앨범 두 장을 녹음하기도 했다. 이 쿼텟에서의 인상적인 연주를 계기로 이번 앨범을 녹음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이 피아노 연주자의 솔로 연주는 어렴풋이 규정할 수 있는 ECM 레이블의 피아니즘, 그러니까 투명하고 서정적이면서도 공간적 긴장을 놓지 않는 연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ECM 레이블에서의 녹음이 아니라 그 스스로가 먼저 공간-이탈리아 루가노의 스텔리오 올로 오디토리엄이 주는 감흥을 따라 연주했다는 것이 차별화된 감상을 하게 한다. 앨범의 전곡이 즉흥 연주로 이루어진 것도 이 때문이리라.
자유로운 즉흥 연주이기에 프리 재즈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어지럽고 난해한 연주는 아니다. 키스 자렛이 자신의 음악적 자양분을 바탕으로 솔로 연주를 펼치듯 이 피아노 연주자 또한 자신의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독자적이면서도 설득력 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재즈의 자유를 담뿍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연주와 그 정서에서 (인상주의를 비롯한 그 이후 시대의) 클래식적인 느낌이 한층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쇼팽의 나라 출신이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