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ension – Black Art Jazz Collective (High Note 2020)

블랙 아트 재즈 콜렉티브는 트럼펫 연주자 제레미 펠트, 색소폰 연주자 웨인 에스코프리가 중심이 되어 2012년에 결성된 섹스텟이다. 이후 멤버의 변화를 거친 끝에 현재 트롬본 연주자 제임스 버튼 3세, 피아노 연주자 빅터 굴드, 베이스 연주자 라샨 카터, 드럼 연주자 마크 휘필드 주니어가 함께 한 밴드로 세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이 그룹은 재즈에서의 흑인 적인 것을 되살리는 한편 흑인 문화와 정치의 아이콘을 기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연주자들 또한 모두 흑인들로 이루어졌다. 모두 현재 미국 재즈를 이끌 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룹의 목표는 사실 재즈가 세계의 음악이 된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그로 인한 일련의 사태를 생각하면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흑인 문화의 존재 가치를 고양하려는 시도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흑인 음악으로서의 재즈의 진가를 드러내겠다는 그룹의 목표는 비슷한 기치를 지녔던 하드 밥 시대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진다. 그 가운데 아트 블래키의 재즈 메신저스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아무래도 트럼펫, 색소폰, 트롬본의 3관 편성 때문일 것이다. 실제 제레미 펠트, 웨인 에스코프리, 제임스 버튼 3세의 연주와 어울림은 재즈 메신저스의 연주자들을 연상시키지는 않지만 하드 밥 시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그룹을 추억하게 한다. 서서히 속도를 올려 무한 질주하는 “Twin Towers”나 매끄러운 그루브 감각이 돋보이는 “Birdie’s Bounce”가 대표적이다. 이들 곡들에서 모였다가 풀어지며 열정적인 솔로를 이어가는 관악 연주자들과 그 아래에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출렁이는 리듬 섹션은 몰입된 연주가 주는 짜릿함을 맛보게 한다.

한편 그룹은 2019년 9월 약 2주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두 피아노 연주자 래리 윌리스와 해롤드 메이번을 기리는 “Mr. Willis”와 “Iron Man”와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털사 시에서 1921년에 있었던 흑인 학살 사건을 주제로 한 “Tulsa”를 통해 흑인 문화 및 정치 아이콘을 기린다는 목적을 명확히 한다.

흑인 음악으로서의 재즈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하드 밥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그룹의 연주가 복고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빅터 굴드가 피아노 대신 키보드를 연주한 “For The Kids”나 한층 긴장도 높은 포스트 밥 스타일의 “Involuntary Servitude”같은 곡은 흑인 문화로서의 재즈의 현재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약간의 모순이 발생한다. 지금의 재즈가 단지 흑인 연주자들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인 연주자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재즈는 이제 피부 색을 뛰어넘는 음악이 되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시작에 흑인 문화, 음악 음악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잊지 않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목적을 강조하지 않았더라도 그룹의 연주와 음악은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음악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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