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 작곡가 자니 멘델이 세상을 떠났다. 만 94세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그는 1958년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 를 시작으로 (1965), AS*H>(1970), (1973)를 비롯한 수 많은 영화 음악을 담당했다. 그 중 1964년도 영화 의 주제곡 “Emily”를 비롯해 의 주제곡 “The Shadow of Your Smile”, 의 주제곡 “Suicide Is Painless”, 1979년도 영화 의 주제 곡 “Close Enough for Love”은 영화와는 별개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작사가 폴 프랜시스 웹스터와 함께 만든 “The Shadow Of Your Smile”은 1965년 그래미상 올해의 노래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처럼 자니 멘델은 뛰어난 영화 음악가였다. 그래도 그를 영화음악 작곡가로만 기억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부분이 있다. 그는 재즈 쪽에서도 주목할만한 결과를 남겼다. “The Shadow of Your Smile”, “Emily” 같은 곡들이 토니 베넷, 빌 에반스 등 많은 재즈 뮤지션에 의해 연주되고 노래되면서 영화를 넘어 스탠더드 곡으로 자리잡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1925년 11월 23일 뉴욕 맨하튼에서 태어난 그는 맨하튼 음악학교와 줄리아드 음대에서 공부하는 한편 1943년부터 바이올린 연주자 조 베누티를 비롯해 지미 돌시, 버디 리치, 카운트 베이시의 밴드에서 트럼펫이나 트롬본을 연주했다. 또한 “Not Really the Blues”(1949), “Hershey Bar”(1950), “Straight Life”(1953), “Low Life”(1956), “Tommyhawk” 등의 곡을 쓰며 재즈 작곡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그의 활동이 영화 음악 쪽으로 기울게 된 것은 1950년대에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가 담당한 수십 편의 영화 음악은 많건 적건 재즈의 그림자가 어려 있었다. 첫 영화 음악 만 해도 버드 생크, 레드 미첼, 피트 졸리, 셜리 맨 등 당대의 쿨 재즈 연주자들로 구성된 백 밴드와 콤보 밴드의 연주로 이루어졌다.
영화 음악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그는 “Where Do You Start?”, “The Moon Song” 등 영화와 관련 없는 곡을 작곡했으며 이들 곡들도 이내 재즈로 연주되거나 노래되었다. 또한 프랑크 시나트라, 멜 토르메, 토니 베넷, 페기 리부터 나탈리 콜, 다이아나 크롤, 다이안 슈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셜리 혼에 이르는 명 보컬들의 앨범에서 편곡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담당하며 재즈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1981년 퀸시 존스의 곡 “Velas”의 편곡으로 그래미상 최우수 보컬 편곡 부문을 수상했고 1991년에는 나탈리 콜과 냇 킹 콜의 “Unforgettable”로, 1992년에는 셜리 혼의 “Here’s To Life”로 같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영화 음악가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작 재즈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