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in’ Thru – Charles Lloyd New Quartet (Blue Note 2017)

순간의 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재즈이고 그만큼 연주자들의 만남에서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곤 하지만 실제 재즈사의 명작들의 다수는 비교적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호흡을 맞추고 그 과정에서 완성된 음악을 발전시키는 정규 밴드를 통해 만들어졌다.

찰스 로이드도 그렇다. 이 색소폰 연주자는 여러 연주자들과 활동하면서도 워킹 밴드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진수를 드러내곤 했다. 60년대 것이 키스 자렛(피아노), 세실 맥비(베이스), 잭 드조넷(드럼)과 함께 했던 쿼텟, 90년대 보보 스텐손(피아노), 안데르스 요르민(베이스), 빌리 하트(드럼)과 함께 했던 쿼텟이 대표적이다.

이후 그는 고정된 그룹 없이 활동하다가 2007년부터 제이슨 모란(피아노), 루벤 로저스(베이스), 에릭 할란드(드럼) 등의 젊은 연주자들과 새로운 쿼텟을 이루어 활동해왔다. 이번 앨범은 그 활동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앨범 표지에 뉴 쿼텟이라 적혔다고 해서 또 다른 쿼텟을 새로이 결성한 것으로 오해하지 말자.)

사실 10년이라고는 하지만 색소폰 연주자는 2010년도 앨범 <Mirror>이후 다른 연주자들과 앨범 활동에 주력했다. 그러다가 지난 해에 각자의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던 멤버들을 다시 소집해 순회 공연을 했다. 이 앨범은 그 가운데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연주 한 곡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렌식 극장 공연 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념 앨범 치고는 매우 소박한 것이라 하겠다. 연주된 곡들 또한 앨범으로는 만날 수 없었던 곡들과, “Dream Weaver”, “How Can I Tell You” 등 1960년대에 작곡되어 연주되어 온 곡들로 이루어져 평범한 느낌을 준다. 10년의 정리라기 보다는 어느 한 순간의 기록 같은 느낌!

하지만 연주는 다르다. 천천히 명상하듯 차분히 연주하는 것 같으면서도 열기를 머금은 찰스 로이드의 색소폰 솔로는 물론 제이슨 모란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의 연주와 그 높은 어울림은 한번의 만남으로 만들어 질 수 없는 밀도를 드러낸다. 그것은 단순히 같은 곡을 연주하는 데서 오는 조화를 넘어 선, 말 없이 앉아 있어도 불편함을 모르는 오랜 우정 같은 것이다. 발라드 “How Can I Tell You”에서의 정서적 깊이, “Passin’ Thru”에서의 극적인 흐름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색소폰 연주자가 아닌 그룹 전체를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아직까지는 진부함보다는 신선함이 더 많다는 생각에 이후에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한편 60년대에 만든 곡들이나 “Tagore On The Delta”같은 곡들에서 드러나는 60,70년대의 질감은 절로 키스 자렛 등과 함께 하던 50여년 전 찰스 로이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그것이 지금까지도 매력적임을 깨닫게 해준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새로운 쿼텟의 10년 정리를 넘어 그동안 새로운 것을 향해 앞으로만 나아갔던 찰스 로이드가 모처럼 뒤를 돌아보고 자신의 음악적 정수를 재확인 했다는 의미 또한 지닌다.

2 COMMENTS

  1. 오랜만에 들리네요.^^ 유투브에 링크돼 있어 감상했는데, 앨범 전체를 감상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 정말 오랜만입니다.
      저도 업데이트를 참 안하고 있네요.
      글은 쌓여 있고…..ㅎ

      이 앨범 평소 듣던 찰스 로이드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질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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