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light Ghost – Craig Taborn (ECM 2017)

ct피아노 연주자 크레이그 테이본의 ECM에서의 세 번째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배드 플러스의 데이비드 킹(드럼)을 비롯해 크리스 스피드(색소폰), 크리스 라잇캡(베이스)와 함께 쿼텟을 이루었다. 네 연주자는 모두 개별적으로 뉴욕을 중심으로 뜨겁고 치열한 연주를 펼쳐왔다. 그래서 멤버 구성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머금고 숨막히게 흐르는 포스트 밥 사운드를 예상하기 쉽다. 실제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The Shining One”, “New Glory”, “Ancient”같은 곡은 네 연주자의 에너지가 응결되어 뜨거운 순간을 연출한다.

하지만 네 연주자의 어울림은 고온의 불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태로운 긴장 속에서도 지속되는 정적인 면에 있다. 대표적인 곡이 “Great Silence”이다. 어쿠스틱 악기 뒤로 일렉트로닉스까지 사용되었지만 여백과 소실될 듯 이어지는 악기의 소리 사이의 긴장 가득한 균형이 매우 아름답다. 이 밖에도 섬세한 울림으로 추상적인 공간감을 연출하는 “Subtle Living Equations”, 클라리넷과 피아노의 어울림이 비등(沸騰)하는 드럼과 대조를 이루며 서정미를 발산하는 “Jamaican Farewell”등도 치열함 속에서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나는 이번 앨범이 ECM 하면 떠오르는 실내악적인 사운드를 피아노 연주자가 자기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도 찬란할 정도로 아름답게 말이다.

댓글

KOREAN JAZZ

Eclipse – 박준영 ( Jays`Party 2014)

베이스나 드럼 연주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녹음할 때도 연주적 측면에서 자신을 절제하곤 한다. 사운드의 기저에서 작동하는 악기 자체의 특성상 자신의 연주가 전면에 나설 경우 전체적...

Spirit Goes – 김주헌 (Four Hands 2010)

피아노 연주자 김주헌의 첫 앨범으로 미국 연주자들과 쿼텟을 이루어 녹음했다. 이 앨범에서 피아노 연주자는 앨범 타이틀이 말하듯 음악의 영적인 면에서 연주를 출발한다. 그렇다고 종교적인...

CHOI'S CHOICE

Desire – Yuri Honing (Challenge 2015)

색소폰 연주자 유리 호닝의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앨범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앨범으로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평소 자유 분방한 연주를 즐겼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는...

최신글

Near and Now – Gwilym Simcock (ACT 2019)

사람은 누구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독창적인 연주자라 할 지라도 선배와 동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Tenderly – Moon (Verve 2019)

언제부터인지 나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살면서 좋은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Perpetual Optimism – Herlin Riley (Mack Avenue 2019)

헤를린 라일리는 윈튼 마샬리스가 이끄는 링컨 센터 재즈 오케스트라의 드럼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밴드 멤버,...

Plucked’N Dance – Édouard Ferlet, Violaine Cochard (Alpha411 2018)

피아노 연주자 에두아르 페를레와 하프시코드 연주자 비올랜 코샤르는 지난 2015년 앨범 <Bach: Plucked/Unplucked>에서 바흐의 클래식에 대한 색다른 시선을...

The Balance – Abdullah Ibrahim (Gearbox 2019)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우리는 벗어날 수 없다. 만약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