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Space






Don't Explain – 김민희 (Mirrorball 2019)

Don't Explain – 김민희 (Mirrorball 2019)

.

사람은 옷차림이나 화장 아니 단순히 머리 모양만 바꿔도 달리 보인다. 그래서 아무리 외모에 무심한 사람이라도 나에게 어울리는-혹은 어울린다고 믿는- 스타일을 하나 정도는 찾곤 한다.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은 그렇게 힘들게 찾은 스타일이 지겨우면 다시 새로운 머리 모양과 옷 차림을 시도한다. 어쩌면 우리도 재즈 같은 삶을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뜬금 없이 외모 이야기를 꺼낸 것은 골든스윙밴드의 보컬이었던 김민희의 이번 첫 번째 앨범을 들으며 음악 스타일, 편성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질 수 있음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골든스윙밴드에서 부른 그녀의 노래에 특별한 주목을 하지 않았다. 평범하다는 인상만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앨범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달랐다. 평범한 줄 알았던 이 여성 보컬이 상당히 아름다운 면모를 지녔음을 깨닫게 되었다. 앨범에서 그녀는 스탠더드 곡을 천천히 노래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목소리의 채도와 명도를 한 단계 낮추었다. 그 결과 스모키 보이스라 할 수는 없지만 그윽함, 우아함이 드러났다. 골든스윙밴드에서의 모습이 다소 소녀적이었다면 이 앨범에서는 사랑의 단맛과 쓴 맛을 경험한 성숙한 여인이 된 것이다. 그 여인은 내게 조용히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녀가 목소리의 톤을 바꾸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발라드를 노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긴 결과라 본다. 여기에는 그녀를 지원하는 밴드를 준 스미스의 기타, 김대호의 베이스로 한정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 내성적인 노래를 하게 만드는 편성이 아닌가?

편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나는 이 앨범을 들으며 줄리 런던의 초기 앨범을 떠올렸다. 줄리 런던 역시 초기에 기타와 베이스만을 배경으로 노래하곤 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를 보완하고자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노래해 스모키 보이스를 얻었다.

한편 이 앨범이 매력적인 것은 목소리와 사운드가 하나의 결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절로 지난 시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따스한 기타와 담담한 베이스와 같은 공간을 유영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든다고 할까? 그렇지 않았다면 매력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한동안은 그녀가 이렇게 노래했음 좋겠다. 천천히 새로운 옷과 머리 모양을 찾으면 좋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