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For Chaos – Gilad Hekselman (Hexophonic/Motema Music 2018)

이스라엘 출신으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길라드 헥셀만은 2006년부터 10여년에 걸쳐 5장의 앨범을 선보였다. 그 앨범들에서 기타 연주자는 재즈의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르면서 만들어낸 개인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펼치고픈 음악이 많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레이블-모테마 레이블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헥소포닉을 설립했다. 그리고 첫 번째로 이번 앨범을 녹음했다. 그런데 하나의 밴드가 아닌 두 개의 밴드로 앨범을 구성한 것이 흥미롭다. 먼저 베이스 연주자 릭 로사토, 드럼 연주자 조나단 핀슨과 지헥스(gHex) 트리오를 구성해 3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피아노와 키보드를 연주한 애런 팍스, 드럼 연주자 쿠쉬 아바데이와 주퍼옥타브(ZuperOctave)라는 트리오를 구성해 6곡을 녹음했다. 여기에 짧은 인트로 성격의 솔로 연주 곡 “Prologu00001101”까지 더해 총 10곡으로 앨범을 구성했다.

두 개의 편성은 각각 그 색이 명확하다. 먼저 지헥스 트리오의 경우 전통적인 기타 트리오의 자장 안에 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그리고 주퍼옥타브 트리오는 애런 팍스의 키보드로 인해 한층 미래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그렇다고 두 트리오가 완전히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분명 질감의 차이는 있지만 앨범 타이틀처럼 혼돈을 일으키지 않는다. 앨범 전체의 흐름에 역동성을 부여할 뿐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지헥스 트리오가 연주한 세 곡이 전통적이면서도 현재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었기에 가능했다. 기타 연주만큼이나 릭 로사토의 베이스 솔로가 인상적인 “It Will Be Better”에서의 서정성이나 “Do Re Mi Fa Sol”에서의 목가적 감성, 기타 연주자 조나단 핀슨의 화려한 리듬이 인상적인 “Milton”에서의 밀튼 나시멘토적인 연주는 분명 전통보다는 현재에 더 어울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퍼옥타브 트리오의 연주와 자연스레 병치될 수 있었다.

한편 이것은 여러 편성과 질감의 차이에도 길라드 헥셀만의 기타 연주는 그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주퍼옥타브 트리오가 연주한 곡들을 보면 “Little Son For You”에서의 포크적 질감의 연주, “Stumble”에서의 몽환적인 연주는 질감의 차이와 상관 없이 지헥스 트리오의 연주와 잘 어울린다. 심지어 일렉트로 재즈의 느낌이 물씬 나는 “Tokyo Cookie”나 “VBlues”에서의 연주도 그렇다. 

결국 앨범은 한 기타 연주자가 어쩌면 두 장의 앨범을 통해 보여주었을 수도 있었던 음악적 다양성을 한번에 보여주는 것이 된다. 변화무쌍한 솔로 속에서도 유지되는 기타 연주자의 현대적 감수성을 확인하게 해주면서 말이다. 따라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혼란을 자초한 것”이 아니라 “혼란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어 찾아낸 새로운 음악”을 의미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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