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l Tour: The Bootleg Series, Vol. 6 – Miles Davis & John Coltrane (Columbia 2018)

소니 레이블에서는 2011년부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부틀렉 음원들을 정식 발매해오고 있다. 이들 음원들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공연을 담은 것으로 방송을 위한 공연 등을 정리한 것이라 음질이 나쁘지도 않다.

이번에 발매되는 부틀렉 음원 시리즈는 6번째로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윈튼 켈리, 폴 체임버스, 지미 콥으로 이루어진 퀸텟의 1960년 유럽 공연을 정리하고 있다. 당시 마일스 데이비스는 한 해전 발매한 앨범 <Kind Of Blue>의 성공으로 (이미 스타였지만)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유럽에서 공연 요청이 잇달았다. 이에 화답하기 위해 그는 유럽 공연을 결심했다. 그래서 <Kind Of Blue>에 참여했던 연주자들을 소집했다.

그런데 존 콜트레인이 문제였다. 막 하드 밥의 극한을 제시한 앨범 <Giant Steps>를 발매하고 그만의 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유럽 공연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을 대신 해 웨인 쇼터를 추천하기도 했다. (정말 그랬다면 새로운 밴드를 향한 마일스 데이비스의 방황은 길지 않았을 것이고 그만큼 2기 퀸텟의 출발은 앞당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마일스 데이비스가 원하는 색소폰 연주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밴드의 레퍼토리에 정통한 인물이었다. 여기엔 존 콜트레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존 콜트레인은 밴드의 유럽 공연에 동참했다. 그러나 기간 내내 투덜거림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서도 혼자서 창 밖만 바라볼 정도였다고 한다. 이번 부틀렉 시리즈의 타이틀이 <The Final Tour>인 것은 바로 마일스 데이비스와 색소폰 연주자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사이가 틀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후에도 공연이나 앨범에서 두 연주자는 만남을 이어갔다.)

앨범은 1960년 3월 21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올랭피아 극장에서의 공연, 다음 날에 있었던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 홀 공연 2세트, 그리고 3월 24일에 있었던 덴마크 코펜하겐의 티볼리 콘서트홀 공연을 담고 있다. 이들 공연은 각각 부틀렉 앨범으로 발매되었던 적이 있다. 특히 파리 공연은 퀸텟의 뛰어난 연주로 인해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나만 해도 파리 체류시절 트레마 레이블에서 발매한 <En Concert Avec Europe 1>에서 이 공연을 듣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이 앨범에는 1960년 10월 11일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공연이 같이 담겨 있다.)

모든 공연에서 퀸텟은 “So What”, “Round Midnight”, “Bye Bye Blackbird”, “All Of You” 등 퀸텟의 주요 레퍼토리를 연주했다. 그리고 그 연주는 공연이었던 만큼 평소보다는 온도가 높았다. 특히 존 콜트레인의 연주가 매우 뜨거웠다.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Giant Steps>에서 하드 밥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 것의 연속이었는지 그의 솔로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유럽 투어의 시작을 알린 파리 공연의 첫 곡 “All Of You”을 예로 들면 여기서 마일스 데이비스와 리듬 섹션의 잔잔한 흐름을 유지하는데 그만은 흥분 속에 상승을 거듭하는 솔로를 펼친다. “Bye Bye Blackbird”에서도 마일스 데이비스의 쿨-밥 스타일의 뮤트 트럼펫 솔로에 비해 존 콜트레인의 솔로는 손대면 데일 듯 뜨겁다. , 모달 재즈의 모범을 제시한 “So What”에서도 존 콜트레인의 솔로는 곡을 이전의 하드 밥 스타일로 회귀시킨다. 이에 영향을 받았는지 마일스 데이비스는 물론 윈튼 켈리의 피아노 솔로 또한 공연이 진행될수록 격렬해진다.

그렇다고 존 콜트레인이 마일스 데이비스가 의도했을 공연의 분위기나 연주의 방향을 방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네 연주자들은 존 콜트레인의 의도적인 강렬한 연주에 반응하며 앨범에 비해 온도가 높지만 그 자체로는 완성도 높은 연주를 이어갔다. 이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닌가 싶다. 연주력과 호흡이 탄탄한 연주자들이 내부의 변화를 해결하는 것, 그것이 바로 퀸텟의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 주지 않았을까?

한편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스웨덴의 색소폰 연주자 칼 에릭 린드그렌과 존 콜트레인의 짧은 인터뷰이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아닌 존 콜트레인과의 인터뷰가 실린 것이 의외다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공연에서 존 콜트레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리라. 또한 이번 앨범의 주인을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으로 표기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유럽 공연은 이 3개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스톡홀름과 코펜하겐 공연 사이에 노르웨이 오슬로 공연이 있었고 이후에도 하노버, 베를린 함부르크 등의 공연이 4월 10일까지 이어졌다. 그 가운데 이번 앨범에 담긴 공연을 제외한 7공연이 부틀렉 앨범으로 발매되었다. 모두 이번 앨범에 담긴 만큼 완결성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왕 한 김에 모두 묶어보면 어떨까 싶다.

2 COMMENTS

  1. 오오~! 기다리던 음반이 나왔네요! 엘피를 노리고 있다가 늘 그랬듯이 미루고 잊혀지고.. 유튜브에서 몇몇 유럽 투어 실황을 보면서 컴퓨터사운드 말고 언젠가 내 스피커로 제대로 들었으면 했는데 기회가 왔네요.
    담긴 음악들 매 순간 달게 아껴 들을것 같습니다. 두사람 간극의 아득함이 너무 아찔해서 언제나 그 순간을 숨 멎은듯 사랑하는것 같습니다.

    • 아. 기다리고 계셨군요. 정말 모처럼 하드 밥의 진수, 아니 마일스 데이비스 1기 퀸텟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앨범입니다.
      두 연주자의 간극…말씀하신 그 간극이 매력이네요.ㅎ
      음질도 베이스가 멀리 있기는 하지만 이건 당시의 공연 녹음 상황에 따른 문제라 생각될 뿐 양호합니다.
      감동이 있는 감상이길 바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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