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Thile & Brad Mehldau – Chris Thile & Brad Mehldau (Nonesuch 2017)

bm최근 10여년간 브래드 멜다우는 트리오와 솔로 활동을 근간으로 멀리는 기타 연주자 팻 메시니를 비롯해 르네 플레밍, 안느 소피 본 오터(성악가), 케빈 헤이스(피아노), 마크 줄리아나(드럼), 조슈아 레드맨(색소폰) 등 각각의 음악적 개성을 지닌 연주자나 보컬들과의 만남을 시도해왔다. 그리고 그 만남은 함께 한 연주자들의 다양성만큼이나 색다른 음악을 낳곤 했다. 그리고 그 음악은 브래드 멜다우의 폭 넓은 음악적 외연을 확인하게 해주는 한편 다양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만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이번 앨범도 펀치 브라더스의 멤버인 반조 연주자 크리스 틸과의 만남을 담고 있다. 알려졌다시피 펀치 브라더스는 현대적인 감각의 블루 그래스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이고 크리스 틸은 그 가운데 핵심 멤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피아노 연주자는 이 반조 연주자의 연주와 노래를 좋아했단다. 반조 연주자 또한 평소 피라노 연주자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2011년 첫 만남 이후 2013년과 2015년 함께 공연을 하며 호흡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두 장의 CD로 구성된 이 앨범을 녹음한 것이다.

 

브래드 멜다우의 음악을 좋아하는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번 앨범이 상당히 당혹스러울 지도 모른다. 재즈보다는 블루 그래스적인 맛이 훨씬 더 많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크리스 틸의 부드러운 노래가 전면에 나선 것도 브래드 멜다우적인 맛이 덜하다 생각하게 만든다. 나아가 재즈의 맛도 덜하다. 따라서 재즈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번 앨범은 평가 불가한 음악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첫인상을 뿐. 앨범을 다시 들을수록 브래드 멜다우가 단지 크리스 틸의 음악을 경험하고 지원하기 위해 피아노 앞에 앉았다는 것이 명확해 진다. 특히 첫 번째 CD의 마지막 곡 “Noise Garden”을 시작으로 두 번째 CD로 넘어가면 현대적이며 우수를 안으로 감춘 듯한 브래드 멜다우만의 정서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대로 크리스 틸의 반조 연주 또한 피아노 연주자에 의존해 늘 하던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와 호흡하고 그에 어울리는 솔로를 펼치려 하고 있음이 보인다. 두 연주자의 호흡이 돋보이는 연주곡 “The Watcher”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상이한 개성을 지닌 연주자들의 만남이 색다른 음악을 만들어 냈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조니 미첼, 밥 딜런, 엘리엇 스미스 등 포크 계열 싱어송라이터들의 곡을 두 연주자만의 방식으로 바꾼 것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음악적 만남에서 이번 앨범은 여러 모로 흥미로운 결과를 담고 있다. 신선하다. 그럼에도 브래드 멜다우와 재즈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완성도와 상관 없이 당혹스러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밥 딜런의 곡을 노래하고 연주한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이 아무리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앨범 타이틀이 “브래드 멜다우와 크리스 틸”이 아닌 “크리스 틸과 브래드 멜다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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