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You Wish Upon A Star – Bill Frisell (Okeh 2016)

bf빌 프리셀의 음악은 앨범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최근의 활동을 보면 크게 미국의 블루스, 컨트리 웨스턴, 블루그래스 등의 루츠 뮤직을 몽환적인 톤을 중심으로 한 자유로운 즉흥 연주와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창작곡 연주 외에 잘 알려진 곡들을 색다르게 연주해 왔다.

이번 앨범의 경우 유명 영화의 주제 음악을 자신의 방식대로 연주했다. 이를 위해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대부”, “보난자”, “싸이코”, “The Bad & The Beautiful”, “007 두번 살다” 등의 영화 음악들이 선택되었다. 원래 스탠더드 곡이라 불리는 재즈의 기본 레퍼토리의 상당 수가 영화 음악에서 가져온 것이고 이들 곡들을 재즈 연주자들이 자기 식대로 수 없이 연주해왔으니 그리 색다른 것이 없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스타일리스트로서 빌 프리셀은 단지 잘 알려진 곡을 매개로 자신의 개성, 차이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영화 주제 곡들을 연주하려 하지는 않은 것 같다. 몇 해전 존 레논을 주제로 했던 <All We Are Saying>, 이나 60년대 기타 음악을 주제로 했던 <Guitar In The Space Age!> 등에서 모두 잘 알려진 지난 곡들을 자신의 과거, 정서적 느낌과 연관된 연주를 펼쳤던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변주 자체에 대한 욕심이 아닌 영화가 주는 향수, 느낌을 바탕으로 연주를 펼친다.

그래서 각 곡들은 빌 프리셀의 독자적인 사운드가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동시 원래 영화를 기억하게 한다. “Bonaza”에서의 서부를 달리는 느낌, 타이틀 곡에서의 꿈결 같은 흐름, 창가에서 밤 하늘을 보며 노래했던 오드리 헵번을 추억하게 하는 “Moon River”, 그리고 영화 전체의 흐름을 압축한 듯한 “The God Father” 등이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영화 음악들이 오케스트라를 바탕으로 진행된 만큼 빌 프리셀은 이들 곡들을 소편성을 위한 것으로 바꾸면서 자신의 기타 하나로 전체를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이빈트 강의 비올라 연주가 그의 기타 연주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비올라 덕에 빌 프리셀의 기타가 앞뒤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었다. 한편 몇 곡에 등장하는 페트라 헤이든의 노래 또한 비올라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앨범을 들으며 나는 빌 프리셀의 나이를 생각했다. 여전히 젊은 음악을 하지만 어느덧 그 또한 우리 나이로 66세(1951년 생)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부쩍 감성적인 부분, 지난 시절에 대한 회고적 자세를 보이지 않나 싶다. 과거 찰리 헤이든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세상을 뜨는 노장 음악인들이 많은 이 때 그의 부드러운 음악에 즐거워하면서도 그의 건강이 염려되었다.

PS: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인지 앨범 표지에서 솔 바스의 스타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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