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ez Montcalm – Le temps s’arrête

 

서울은 촉촉했다. 이상하게 요즈음 강남에 갈 때면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날 마포에서 강남까지 미팅을 하러 나가면 미팅 후 사무실에 유난히 들어가기 싫어진다. 그냥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거나 어디 2층 찻집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특히나 오늘처럼 내리는 둥 마는 둥 비가 (결국) 내리는 날이면 더하다. 마치 봄비 같은 포근함이 잠깐 흐트러지라고 충동했다. 하지만 오후 두 시에 어찌 사무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하철을 탈 뿐이다. 그나마 차를 몰고 갔더라면 정말 어디론가 빠졌을 지도 모른다.

tm사실 오늘 내가 이탈의 욕구를 느꼈던 것은 촉촉한 비 때문이기도 했지만 며칠 전부터 듣고 있는 테레즈 몽캄의 노래 때문이기도 했다. 짙은 허스키 보이스로 재즈와 블루스를 노래하는 캐나다 퀘벡 출신의 보컬은 최근 샹송을 자기 식으로 노래한 앨범 <Quand On S’aime 서로 사랑할 때>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그녀의 자작곡인 “Le Temps S’arrête”를 나는 좋아한다. 아주 익숙한 방식으로 흐르는 멜로디가 어찌 보면 단조롭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익숙함이 주는 달달함과 단순함이 요즈음 이래저리 정신 없는 내 하루에 여백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 “Je m’enivre tout doucement, la vie coule tout simplement, le temps s’arrête et chaque jour est une fête”라는 가사가 마음에 든다. “나는 (사랑에) 천천히 취한다. 삶이 단순하게 흘러가고 시간은 멈추고 매일매일은 축제가 된다.” 얼마나 좋은 상황인가? 그래서인지 어제 밤에 술을 진탕 마신 듯한 걸걸한 테레즈 몽캄의 목소리가 매우 달콤하게 들린다. 평상시 공허, 고독을 느끼게 했던 것과는 다르다.

아무튼 이 가사가 나오는 부분이 곡의 코러스 부분인데 부드럽게 흘러가는 멜로디에 잘 녹아 들어 내 하루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그 건조함에 약간의 촉촉함을 부여한다. 뻣뻣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축제와 같은 날을 하루라도 누리기 위해 빨리 마무리가 덜 된 일들을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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