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ds and the Days – Enrico Rava (ECM 2007)

er이탈리아의 트럼펫 연주자 엔리코 라바의 이번 앨범은 2003년 모처럼 ECM으로 돌아와 녹음했던 앨범 <Easy Living>을 다시 한번 연장시킨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것은 스테파노 볼라니 대신 안드레아 포자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제외하고 <Easy Living>의 퀸텟 멤버들이 그대로 다시 모였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Easy Living>을 넘어 이전 엔리코 라바의 모든 사운드를 다시 현재의 입장, 그러니까 침묵을 잘 활용한 어두운, 그러나 감각적인 멜로디와 사운드 전체에 흐르는 긴장이 어우러진 사운드로 새로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듀크 엘링턴의 시대를 새로운 긴장으로 재현한“Echoes Of Duke”나 쳇 베이커의 환영에 마일스 데이비스의 톤을 결합하여 연주한 스탠더드 곡 “The Wind”, 돈 체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Art Deco”, 그리고 <Plot>(ECM 1975)에서 처음 연주했던 “Dr. Ra & Mr. Va”등이 연주된 것이 좋은 예이다. 한편 이런 곡들을 연주함에 있어 엔리코 라바는 퀸텟이라는 밴드 연주에 더욱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쟌루카 페트렐라의 트롬본이 엔리코 라바와 대등한 공간을 차지하고 새로운 피아노 연주자 안드레아 포자가 과거 스테파노 볼라니 이상의 개성을 자유로이 표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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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뮤지션은 늘 새로움을 지향한다. 그것은 타인과 나의 비교가 아닌 나의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곤 한다. 이것은 나만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익숙함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신선함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가 클수록 그 비교는 깊어지고 익숙함과 신선함의 공존은 더욱 매력적이 되곤 한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련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재즈와 포크 그리고 프랑스 샹송을 가로지르며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익숙함 위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했다. 그 새로움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혼란을 보고 이번 앨범을 기획했다. 알려졌다시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후보간의 대립이 심했으며 스캔들에 가까운 다양한 뉴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미국인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세계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녀 또한 일련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관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다고 정치인처럼 남에게 설교하듯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대신 그녀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사용하기로 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앨범이 된다. 한편 사회적인 주제였기 때문일까? 보다 설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