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leur Café – Clementine (Go Jazz 2000)

cl  여성 보컬 클레망틴은 프랑스 출신이지만 정작 주된 무대는 미국과 일본인 듯하다. 특히 일본에서의 지명도는 나름대로 확고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90년대 초반 한국에 재즈 붐이 일었을 무렵 그녀의 앨범이 라이센스로 한 차례 소개되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었으며 지금도 몇몇 일본 연주자들의 최근 앨범에서 그녀의 이름이 게스트로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피아노 연주자이자 보컬인 벤 시드란이 운영하고 있는 고 재즈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Couleur Café>는 사실 순수하게 재즈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스타일이 재즈적인 요소가 부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렌치 팝과 보사 노바의 함유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맛이 너무나 좋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프랑스의 유명 작곡가이자 가수였던 세르쥬 갱스부르의 타이틀 곡을 비롯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빈시우드 드 모라에스, 쟈반, 그리고 직접 클레망틴과 멋진 듀엣을 들려주고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레오 시드란의 곡을 노래하고 있는데 특유의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은 단단한 그 무엇이라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버릴 것만 같다. 그리고 살짝, 그러나 간명하게 건드리는 듯한 피아노의 음색과 바스락거리는 드럼, 화사한 브라스 섹션이 음악을 날아갈 듯 가볍게 만들고 있다.

자못 진지하고 무게가 있는 사운드가 음악적인 것이라면 클레망틴의 음악은 음악적으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은 많은 감상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만 따진다면 클레망틴의 이 앨범만큼 좋은 음악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올 여름을 시원하고 끈적거리지 않게 보내기 위한 제일 좋은 도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댓글

KOREAN JAZZ

First Love – 유영민 (Mirrorball 2011)

국내의 많은 연주자들이 해외에서 재즈를 공부하고 귀국하고 있다. 그들은 귀국하면서 그동안 자신의 공부를 정리하듯 앨범 한 장을 녹음해 들고 들어온다. 베이스 연주자 유영민의 이...

Voyage – 나윤선(Youn Sun Nah) (ACT 2008)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 나윤선이지만 실상 유럽에서 그녀의 인지도는 프랑스에 국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앨범 활동은 그랬다. 그 와중에 유럽 재즈의 명가 ACT 레이블에서...

CHOI'S CHOICE

Sophisticated Ladies – Charlie Haden Quartet West (EmArcy 2010)

얼마 만인가? 1999년의 <Art Of The Song>이 마지막이었으니 11년 만의 새 앨범이다. 나는 찰리 헤이든의 쿼텟 웨스트의 새로운 음악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최신글

Solo Piano – Lewis Porter (Next To Silence 2018)

루이스 포터는 피아노 연주자이지만 대학에서 재즈사를 강의하고 재즈사 전반은 물론 레스터 영, 존 콜트레인에 관한 뛰어난 책을...

When Will The Blues Leaves – Paul Bley, Gary Peacock, Paul Motian (ECM 2019)

맨프레드 아이허가 다시 ECM의 창고를 뒤져 묵혔던 명연을 꺼냈다. 바로 피아노 연주자 볼 블레이, 베이스 연주자 게리 피콕, 드럼 연주자 폴...

Infinity – Tom Harrell (High Note 2019)

트럼펫과 플뤼겔혼을 연주하는 톰 하렐은 앨범마다 뛰어난 연주력은 물론 정교한 작곡, 편곡 능력을 드러내며 머리와 가슴 모두에서...

J.A.M – 남경윤 (Jnam Music 2019)

반갑다. 피아노 연주자 남경윤으로부터 새로운 앨범을 준비했다는 뜻 밖의 전화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Anthem – Madeleine Peyroux (Blue Note 2019)

재즈 뮤지션은 늘 새로움을 지향한다. 그것은 타인과 나의 비교가 아닌 나의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곤 한다. 이것은 나만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익숙함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신선함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가 클수록 그 비교는 깊어지고 익숙함과 신선함의 공존은 더욱 매력적이 되곤 한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련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재즈와 포크 그리고 프랑스 샹송을 가로지르며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익숙함 위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했다. 그 새로움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혼란을 보고 이번 앨범을 기획했다. 알려졌다시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후보간의 대립이 심했으며 스캔들에 가까운 다양한 뉴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미국인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세계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녀 또한 일련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관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다고 정치인처럼 남에게 설교하듯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대신 그녀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사용하기로 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앨범이 된다. 한편 사회적인 주제였기 때문일까? 보다 설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