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Year From Easter – Christian Wallumrød (ECM 2005)

cw크리스티안 발룸뢰드는 피아노 연주자이지만 그의 앨범은 단순히 피아노 연주자의 앨범 선상에서 바라보기 어려운 면을 지니고 있다. ECM 자체의 피아니즘을 생각해 보아도 그의 연주는 상당히 독자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것은 그의 피아노가 전체 사운드 안에서 하나의 부분으로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솔로를 하더라도 발룸뢰드의 피아노는 카리스마를 뒤로 감추려는데 주력한다. <Sofienberg Variations>(ECM 2001)앨범에서 시작된 편성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피아노 연주자가 리드하는 앨범이기는 하지만 피아노가 사운드를 리드하지는 않는 앨범이다. 게다가 그의 음악은 다양한 층위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재즈에 대한 이해, 키스 자렛으로 대표되는 ECM 피아니즘에 대한 이해, 현대 음악에 대한 이해, 민속 음악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이토록 다양한 음악을 기본으로 삼은 음악이 무채색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발룸뢰드의 음악은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회색 빛 건조함으로만 들린다. 그러나 공을 들여 차근차근 음악을 들어나가면 그 건조한 회색이 검정과 흰색, 밝음과 어두움, 동경과 체념, 소리의 혼란스러운 정경과 선명한 멜로디의 교차와 중첩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앨범에 담긴 신비로운 이미지는 무한의 느낌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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