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Year From Easter – Christian Wallumrød (ECM 2005)

cw크리스티안 발룸뢰드는 피아노 연주자이지만 그의 앨범은 단순히 피아노 연주자의 앨범 선상에서 바라보기 어려운 면을 지니고 있다. ECM 자체의 피아니즘을 생각해 보아도 그의 연주는 상당히 독자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것은 그의 피아노가 전체 사운드 안에서 하나의 부분으로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솔로를 하더라도 발룸뢰드의 피아노는 카리스마를 뒤로 감추려는데 주력한다. <Sofienberg Variations>(ECM 2001)앨범에서 시작된 편성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피아노 연주자가 리드하는 앨범이기는 하지만 피아노가 사운드를 리드하지는 않는 앨범이다. 게다가 그의 음악은 다양한 층위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재즈에 대한 이해, 키스 자렛으로 대표되는 ECM 피아니즘에 대한 이해, 현대 음악에 대한 이해, 민속 음악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이토록 다양한 음악을 기본으로 삼은 음악이 무채색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발룸뢰드의 음악은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회색 빛 건조함으로만 들린다. 그러나 공을 들여 차근차근 음악을 들어나가면 그 건조한 회색이 검정과 흰색, 밝음과 어두움, 동경과 체념, 소리의 혼란스러운 정경과 선명한 멜로디의 교차와 중첩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앨범에 담긴 신비로운 이미지는 무한의 느낌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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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em – Madeleine Peyroux (Blue Note 2019)

재즈 뮤지션은 늘 새로움을 지향한다. 그것은 타인과 나의 비교가 아닌 나의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곤 한다. 이것은 나만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익숙함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신선함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가 클수록 그 비교는 깊어지고 익숙함과 신선함의 공존은 더욱 매력적이 되곤 한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련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재즈와 포크 그리고 프랑스 샹송을 가로지르며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익숙함 위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했다. 그 새로움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혼란을 보고 이번 앨범을 기획했다. 알려졌다시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후보간의 대립이 심했으며 스캔들에 가까운 다양한 뉴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미국인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세계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녀 또한 일련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관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다고 정치인처럼 남에게 설교하듯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대신 그녀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사용하기로 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앨범이 된다. 한편 사회적인 주제였기 때문일까? 보다 설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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