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rigado Brazil: Live in Concert – Yo Yo Ma (Sony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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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최고의 정통 클래식 첼로 연주자 중의 하나로 인정을 받고 있는 요요마이지만 최근 그의 활동을 보면 의외로 클래식을 벗어나는 경향이 강하다. 멀리는 일본 음악을 연주했던 <Japanese Melodies>(1990)부터 미국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Appalachian Journey>(2000), 중국에서 중동에 이르는 음악을 화두로 삼았던 <Silk Road Journey: When Strangers Meet>(2002), 그리고 가장 최근 녹음으로 라틴 음악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을 담고 있는 <Obrigado Brazil>(2003)까지 그는 아주 차근차근히 세계의 음악 문화를 진지하게 탐구해왔다. 워낙 그의 클래식에서의 활동이 분명했고 선이 굵었기에 이러한 클래식 밖의 활동들은 일종의 분위기 전환, 특별한 취미로 비추어지는 경향이 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지역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연주 앨범들을 모아보면 단지 요요마가 이들 음악들을 취미 삼아 녹음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그 계획을 실천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세계 각 국가나 지역의 음악을 연주하는 이러한 활동들이 그의 순수 클래식 연주활동만큼이나 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클래식 연주 외의 활동이 아닌 클래식 연주 활동과 관련을 맺는 확장적 의미를 띤다고나 할까? 그래서 요요마는 일련의 크로스 오버 앨범들에서 결과가 궁금해 시험 삼아 연주해보는 듯한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그보다 이미 연주 전부터 그 음악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그 속에서 자신이 드러내고 싶어하는 바를 명확히 설정하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점들은 이번 카네기 홀 실황 공연을 담고 있는 <Obrigado Brazil Live In Concert>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앨범은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해 발매되었던 <Obrigado Brazil> 앨범에 대한 공연을 담고 있다. 앨범 <Obrigado Brazil>은 대중적으로도 많은 인기를 얻었을 뿐더러 음악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그래미의 Best Classical Crossover 앨범 부분을 비롯한 4개 부분의 수상 후보작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록 곡의 3분의 2가 스튜디오 앨범에 없었던 새로운 연주이기에 단순 라이브 앨범이라기 보다는 <Obrigado Brazil>의 두 번째 앨범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싶다.

이미 스튜디오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이 홀 공연 실황 앨범에서도 요요마는 단순한 첼로를 연주하는 솔로 연주자로서의 모습보다는 함께 참여한 연주자들, 나아가 관객들과 음악과 공연 당시의 분위기를 즐기는 그룹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공연은 라틴 음악을 연주하는 요요마보다는 라틴 음악을 연주하는 팀에 기분 좋게 참여한 요요마의 모습이 더 귀에 들어온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이 앨범이 부드럽고 따스한 라틴 음악 특유의 성향과 우아하고 정갈한 클래식적인 성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음악을 담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그래서 전체 방향을 이끄는 것은 분명 요요마지만 앨범에는 다양한 속도와 분위기의 곡 속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요요마 뿐만 아니라 그와 호흡을 맞추는 다른 연주자들의 존재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기타와 정감 있는 보컬을 들려주는 로사 파소스, 음악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피아노 연주자 캐스린 스콧 등 참여한 연주자 모두의 개성이 설정된 음악적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라틴 재즈 연주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파키토 드 리베라의 재즈적인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클라리넷 연주는 공연의 분위기를 돋굴 뿐만 아니라 편안함 속에 라틴 음악 특유의 축제적 화사함을 불어넣는 가장 큰 힘이다.

한편 요요마는 무조건 자신이 연주하는 라틴 음악이라는 타이틀 자체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 앨범에서 그가 연주하는 곡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사실 이 공연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들은 민속적인 면을 우선으로 하는 곡들이 아니다. 순수하게 음악적인 입장에서 작곡된 곡들이다. 이미 언급한 파키토 드 리베라의 “Wapango”나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세르지오 아사드의 “Menino” 그리고 에그베르토 기스몬티의 “Bodas De Prata & Quatro Cantos”까지 현재 살아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자들의 싱싱한 곡들이 앨범을 채우고 있다. 이 곡들을 연주하면서 요요마는 라틴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동시에 매 곡마다 은근하게 자신만의 색채를 부여해 나간다. 그리고 각 연주자들에게도 고전에 대한 강박보다는 연주자 스스로의 감성에 충실한 자유로운 연주를 요구하고 있다. 앨범이 라틴 음악 특유의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화려한 리듬이 안으로 숨고 대신 선율들의 대위적 진행이 만들어 내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클래식 앙상블적인 느낌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연주자들이 라틴 음악의 전형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았음을 말 해준다. 이러한 이유로 이 은 요요마라는 이름 때문에 클래식 앨범으로 보려 노력할 필요도 없고 라틴 곡들이 연주된다고 해서 무조건 라틴 앨범으로 볼 필요가 없다.

사실 정통 클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다른 활동을 벌인다는 것은 (음악 자체의 질과 상관없이) 순수성을 의심 받을만한 일이다. 그러나 최소 필자가 아는 한 요요마의 이러한 활동 자체가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경우는 없었다. 만약 그러한 평가가 있다면 그것은 클래식을 다른 음악들의 우위에 서는 가장 지고한 음악이라고 믿고 싶은 편협한 보수주의자들에게 국한된 것이리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이러한 활동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매 앨범들에서 어떠한 특권 의식 없이 세계 각 지역의 음악에 경외감을 갖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요요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키토 드 리베라가 앨범 내지에서 밝히고 있는 평가는 매우 정확한 것이다. 그는 “50년 간의 활동 끝에 나는 모차르트를 연주하기 위해서 꼭 오스트리아 인이 될 필요는 없고 마찬가지로 피아졸라를 연주하기 위해서 아르헨티나 사람이 될 필요가 없음을 갈수록 확신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오로지 재능과 각각의 음악 장르에 대한 헌신적 자세와 경의일 뿐이다. 요요마는 이 세가지 기본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파키토 드 리베라가 어떤 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이 앨범을 들어본다면 충분히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음악에는 결코 장르적 우위가 없음을, 진실이 들어간 음악은 어떠한 것이건 감상자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요요마는 일련의 크로스 오버 앨범들을 통해서 보여줘 왔었고 또 이번 실황 앨범을 통해서 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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